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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사진 속 이슈人] 튀르키예 2차 투표, 국민들은 `21세기 술탄` 또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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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사진 속 이슈人] 튀르키예 2차 투표, 국민들은 `21세기 술탄` 또 선택할까
에르도안 대통령이 28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튀르키예 남동부 하타이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대선 결선투표가 28일(현지시간) 실시됩니다. 튀르키예 국민들이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 그를 또 선택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4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꺾고 1위를 차지했었지요.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은 각각 49.52%와 44.88%였습니다. 하지만 과반 득표에 미달하면서 두 후보를 대상으로 한 결선투표가 치러지게 됐습니다.

1차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1위를 차지하고 과반 득표까지 달성할뻔 했던 것은 예상을 뒤집은 결과였지요. 선거 직전 지지율 추이를 보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40% 초중반이었고,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0% 후반을 유지하고 일부 조사에선 과반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수년간 계속된 리라화 폭락, 초고물가 등 경제난에다, 지난 2월 발생한 대지진으로 악화한 민심이 정권교체로 기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1차 투표 결과는 유권자들의 민족주의와 안보 불안감을 자극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는 야권이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테러 세력과 결탁했다고 공격했습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야권 우세 지역인 대도시와 함께 쿠르드족 밀집지인 동부 국경 지역에서 승리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머지 내륙 지역을 '싹쓸이'하며 전체적인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현재로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후보의 지지까지 확보하면서 '굳히기'를 시도하는 분위기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기를 잡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1차 투표에서 1위 자리에 오른 여세에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연합이 전체 600석 중 323석을 차지한 것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는 여소야대 정국에 따른 혼란을 바라지 않는 유권자들이 현직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죠.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CNN 투르크와 인터뷰에서 "의회는 압도적으로 우리와 함께한다"며 "정권이 안정되면 나라에 평화와 번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1차 투표에서 5.17%라는 '깜짝' 득표율로 3위를 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의 최근 지지 선언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오안 대표가 얻은 283만 표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차인 254만 표보다 더 큰 수치입니다. 오안 대표와 에르도안 대통령이 민족주의 성향을 공유하는 점 역시 이번 지지 선언이 단순한 선언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최근 들어 난민 송환을 약속하고 쿠르드족과의 평화 협상을 배제하는 등 민족주의 심리에 호소하고 있으나 애초에 쿠르드족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입니다.

야권으로선 에르도안 대통령의 실정에 따른 서민 생활고, 권위주의적 통치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결선투표에서 최대한 결집하길 기대해야 할 형편이 됐습니다. 아울러 여야에 실망한 무당층이나 1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결선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 심판에 동참하도록 막판까지 설득할 계획입니다.

만약 결선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최장 2033년까지 30년 집권의 길을 열게 됩니다. 작금의 경제난을 초래한 자신의 경제 정책과 친러시아 노선도 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집권할 경우 20년 만의 정권교체가 됩니다. 제왕적 대통령제 대신 의원내각제를 복원하고 경제정책을 전면 수정하는 한편 친서방 노선을 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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