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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트로트만 문제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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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트로트만 문제인 건가
최근에 트로트 오디션에 대한 문제제기들이 다시 등장했다. 빈익빈 부익부, 승자독식 구조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과거 '미스터트롯' 신드롬 직후부터 계속 나왔던 얘기다. 이번엔 20대 트로트 가수인 해수가 사망했고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문제제기들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사망 원인은 아직 모르는데 일부 매체들이 이것을 트로트계 양극화 문제라고 규정한 뒤 문제제기에 나선 것이다. 생전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제3자로선 알 수가 없는데 바로 원인을 규정한 건 성급해 보인다.

사망 원인으로 트로트업계 양극화 문제가 지목되고, 그것이 트로트 오디션 문제로 넘어간 것은 일부 매체들의 평소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트롯' 신드롬 이후부터 그런 문제지적을 해왔던 터에 이번에 트로트 가수 사망이라는 계기가 생기자 다시금 원래부터 해왔던 문제제기를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다.

그 문제제기의 내용은 트로트 전성시대에도 불구하고 행사 수익 빈익빈 부익부 때문에 과실이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오히려 기존 선배 가수들과 무명 가수들은 더 피해를 본다고 한다. 이런 폐단의 원인이 오디션이라는 것이다. 트로트 오디션이 갑자기 떠서 벼락 스타를 탄생시켰고 그것이 행사 시장 소수독식 구조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트로트 시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트로트 오디션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 지적이 나왔다. 해당 오디션이 너무 승자독식 구조여서 소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위권 입상자가 이미 내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공정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이런 지적들의 문제는 트로트 오디션에만 유별난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모든 대중음악 오디션이 승자독식 구조다.


그나마 '미스터트롯'이 이런 구조가 약한 편이었다. 톱7이 아닌 탈락자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TV조선 후속 프로그램에 많은 탈락자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입상자 내정 의혹은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언론이 이런 인터넷 음모론을 받아서 전하는 건 무책임하다.
트로트 오디션 스타들이 선배의 자리를 뺏는다고 하는데, 새롭게 등장한 젊은 스타가 전면에 나서는 건 대중문화계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양극화도 대중연예계 전체의 기본 속성이다. 그나마 트로트 행사 시장이 아이돌 시장보다 양극화가 덜한 편이다. 아이돌 시장에서 최상층 한류스타는 막대한 수익을 얻지만 뜨지 못한 다수는 수익이 아예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 트로트 행사 시장은 그 정도까지 극단적인 양극화 상황은 아니다. 기회의 문제도 아이돌은 20대에 기회를 잡지 못하면 바로 실패일 때가 많지만 트로트는 30~40대에 뜨는 경우도 많고 주 활동시기를 60대까지도 바라본다. 트로트쪽이 조금 덜 각박하다는 얘기다.

물론 트로트 시장도 당연히 양극화가 있고, 오디션은 근본적으로 승자독식 구조가 맞다. 문제는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왜 트로트만 지적하느냐는 점이다. 양극화와 승자독식 구조는 대중문화계 전체의 일반적인 속성인데 말이다. 행사비 양극화는 주최측이 스타에게 출연료를 몰아주기 때문에 발생하는 우리나라 행사시장의 일반적인 문제다. 특정 장르와 상관이 없다. 이걸 트로트 오디션 스타의 탓이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런 일반적인 사안을 들어 트로트에 문제제기를 하고 그것이 트로트 오디션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지는 건, 트로트 오디션의 인기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애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보니 문제점이 더 크게 인식되고, 어떤 계기가 생겼을 때 바로 비판하게 됐을 것이다. 많은 매체들이 '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오디션에 대해 집요하게 부정적인 보도들을 해왔다. 코로나19 사태 땐 실제 감염이 이루어진 프로그램이 아닌 '미스터트롯' 후속 예능에 비판이 집중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트로트 오디션 신드롬에 대해 부정적 시각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다보니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시각은 그전부터 만연했던 트로트 차별 의식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트로트를 같잖게 여기다보니 관련 프로그램의 인기가 고깝게 느껴지고 부정적인 면만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트로트 오디션과 트로트 시장만 부정적으로 부각시키는 건 과도하다. 공정한 태도와 더 나아가 트로트도 댄스, 발라드, 힙합과 동등한 대중음악 장르라는 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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