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3일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을 마무리 한 것에 대해 "외교 슈퍼위크라고 부를 만큼, 정말 쉴 틈 없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보람도 아주 컸다"면서 "글로벌 중추국가, 글로벌 책임국가, 글로벌 기여국가로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외교, 그리고 국익에 대해 되새겨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일본, 우크라이나, 호주, 베트남, 인도, 영국, 코모로, 인도네시아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고, 한미일 3국 정상이 모여 차후 미국 워싱턴D.C.에서의 후속 회담을 기약했다. G7 전후로는 한국에서 한-캐나다 정상회담, 한-독일 정상회담, 한-EU(유럽연합) 정상회담 등 총 10여회 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의 국익은 단선적으로 정의될 수 없다"며 "안보 이슈, 경제 이슈, 그리고 기후, 보건 협력 등 글로벌 어젠다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종합적이고도 입체적인 외교를 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 기업, 국민이 각자 뛰는 외교가 아니라, 민과 관이 함께 협업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서로 공유해야 하고,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민이 국제무대에 나가 활발하게 기업활동을 펴고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의 주요 성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차단·억지 등 안보 확보 △경제안보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대한민국의 기여와 참여 등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안보에 대해 "G7 등은 모두가 한목소리로 핵 비확산 체제에 반하는 북한의 불법 행동을 규탄했으며, 북한에 대한 제재가 충실하게 이행되면서 한국의 안보 강화 노력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며 "G7 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안보 협력의 강화에 대해서 그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다시 지속적인 논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이번에도 대한민국의 영업사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뛰었다"며 "저는 수출, 투자 유치, 해외 투자에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뛰었다. 공급망 안정, 핵심광물 확보와 같은 경제 안보 분야, 바이오와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각 정부 간에 탄탄한 협력 기반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약한 식량 보건 기여 방안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인도적 기여를 통한 책임외교를 다하고 국제사회의 자유와 번영을 촉진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또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신재생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등 그린 에너지 협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한 것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피폭 당한지 7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사무치는 아픔을 간직해 온 원폭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며 "이분들을 조만간 고국에 초청해 위로의 시간을 갖게 해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전후해 윤 대통령의 최근 외교 행보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중시하는 가치 외교', '한미일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격상', '한일관계의 새 장을 열었다' 등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