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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인 먹거리를 책임지는 측정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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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기고] 세계인 먹거리를 책임지는 측정표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3월 세계 곡물가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적인 3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와 북미,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농산물의 물류 체인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가 2022년 말 기준으로 80억 명에 달해, 식량문제는 앞으로 인류가 직면할 중요한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OECD 국가 중 식량자급률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식량 확보 문제는 물론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도 동시에 중요해지고 있다.

국민에게 안전하고 질 좋은 식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은 모든 국가의 중요한 과제다. 이는 농산물이 생산지로부터 유통업체, 소매업체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일련의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모두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러한 식량 공급시스템이 지역을 넘어 국가, 그리고 세계적으로 문제없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측정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생산품의 무게나 부피 등의 기본적인 양을 재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측정이다. 뿐만아니라 식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온·습도의 정확한 측정과 제어, 제품에 맞는 포장을 위한 포장재의 측정, 더 나아가 식품의 품질과 신뢰성 유지를 위한 화학성분의 측정 등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안전하게 가정에 도달하기까지 모든 곳에서 측정이 필요하다.

특별히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외식과 가공식품 의존도가 증가하고, 육류 위주의 식단으로 인한 영양소 과다 섭취와 주요 핵심 영양소 결핍이 발생하는 현대인에게 식품에 대한 정확한 측정은 더욱 중요해졌다.

농약 잔류물과 중금속과 같은 화학적 오염이나 곰팡이 독소와 같은 생물학적 오염의 존재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측정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식품의 정확한 물리화학적 특성값의 측정 능력 향상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1875년 5월 20일 17개국이 모여 체결한 미터협약은 최초의 다자간 국제조약으로, 측정표준의 기준을 제시하고 측정의 국제적 통일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5월 20일을 세계측정의 날(World Metrology Day)로 제정해 세계 각국에서 측정의 중요성과 측정기술의 발전을 알리고 있다. 특별히 해당연도의 세계적인 측정표준 당면과제를 주제로 정하는데, 올해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식품 체계에서 측정표준의 역할을 되짚어보기 위해 '세계인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측정표준(Measurements supporting the global food system)'으로 정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5월 17일 본원에서 세계측정의 날 기념식을 갖고, 식품 공급 시스템에서 측정표준의 역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념행사는 측정과학 및 측정기술 발전에 공헌한 유공자 표창, 식품 분야 측정표준 연구성과 영상 상영, '식품산업의 품질관리' 주제의 초청 강연으로 진행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식품 관련 분야 인증표준물질을 개발 보급하고, 시험과 교정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시험기관의 측정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국민이 매일 섭취하고 있는 쌀 배추 닭고기 등 대표 식품에 대한 인증표준물질, 칼슘 마그네슘 등의 영양원소의 인증표준물질은 물론, 납 카드뮴 등의 유해원소 분석용 인증표준물질, 비타민과 지방산 등 영양성분, 농약 항생제 보존제 등의 유해성분 인증표준물질을 직접 만들고 보급한다.

이를 통해 생산기관과 시험기관의 측정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주관하는 숙련도 시험에 균질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시료와 기준값을 제공해 시험기관의 측정능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대한민국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으로서 식품 품질 검증의 신뢰성을 높여 전 세계인이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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