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중한 능력과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음에도 실패한 영웅들이 있다. 그들의 패인을 게임이론으로 접근한 책이다. 본격적인 게임이론을 적용하기보단 게임이론 방식을 빌려 저자 나름 해석한 것이다. 그들이 게임이론을 알았다면 역사는 바뀌었을까? 역사에 가정은 부질없지만 상상은 흥미롭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한다. 교훈을 얻는다. 역사 속 인물들의 고민과 저자가 건네는 조언은 오늘날 국가, 사회, 회사, 단체, 친교생활에도 접목할 수 있다. 본격 게임이론은 아니지만 전략적 사고법도 배울 수 있다.
책엔 중국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 및 한신으로부터, 당 태종 이세민과 신라 김춘추, 가마쿠라 막부와 오다 노부나가, 나폴레옹, 로버트 리 장군, 20세기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고르바초프까지 13가지의 역사적 사건과 그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누군가는 잘못된 선택을 했고, 누군가는 충격적인 배신을 당했다. 상대도 안 된다 여겼던 약자에게 졌고, 최선을 다했으나 패하기도 했다. 대부분 출중한 능력을 인정받은 탁월한 인물들이기에 그 이유가 더욱 궁금하다.
고구려와 백제가 아닌 최약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을 '팀에서의 도덕적 해이' 이론으로 설명하고, 나폴레옹의 이야기는 현대 조직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 중 하나인 '주인의식'과 '대리인 문제'로 풀어본다. 저자는 역사 속 인물 중 게임이론의 대가를 뽑는다면 유방일 것이라고 한다. 탁월한 용인술의 소유자 유방은 뛰어난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고, 부하들 사이의 갈등을 잘 정리해 모두 한마음으로 충성하도록 유도했다. 또 천하를 얻은 뒤에는 그에 맞는 시스템과 규범을 만들었다. 그랬기에 시골의 가난한 농사꾼 아들인 유방은 쟁쟁한 집안 출신 항우를 제치고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고, 유방이 세운 한나라는 통일 중국을 가장 오랫동안 다스린 나라가 되었다. 이규화 논설실장
![[논설실의 서가] 게임이론으로 읽는 흥미진진한 역사](//contents.dt.co.kr/images/202305/2023051502102369660003[1].jpg "[논설실의 서가] 게임이론으로 읽는 흥미진진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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