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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1개 주인이 123명?… `지분 쪼개기` 꼼수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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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대우마리나 54실→176실
재건축 주민들 분담금 증가 원인
정부, 상가지분 나누기 규제 강화
상가 1개 주인이 123명?… `지분 쪼개기` 꼼수 손본다
부산 해운대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 연합뉴스

A법인은 지난해 대형마트로 사용되던 부산 해운대구의 대우마리나 1차 아파트의 지하상가 1109㎡(약 335평)짜리 1개 호실을 통으로 사들였다. 매수 직후 1개 호실을 전용 9.02㎡(약 2.7평)짜리 123개로 나눈 A법인은 "재건축 되면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며 쪼갠 상가 지분 매도에 나섰다. 이런 '상가 쪼개기'로 54실이었던 대우마리나 상가는 176실로 늘었다.

대우마리나 사례처럼 상가지분을 잘게 쪼개서 파는 꼼수에 정부가 제동을 건다. '상가 지분쪼개기'는 재건축 사업을 지연시켜 수익성을 낮추는 것은 물론, 추후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늘리는 원인 중 하나라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상가 지분 쪼개기를 막기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초기 단계 재건축이 활기를 띠면서 상가 지분을 여러 명이 나눠 가져 분양 자격을 늘리는 꼼수가 성행할 조짐을 보여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 개정을 통해 뒤늦게 상가 지분 쪼개기를 하면 권리산정 때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빠르게 개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도시정비법 상에는 주택·토지 지분 쪼개기를 규제할 뿐, 상가 분할을 통한 지분 쪼개기에 대한 규정은 없다.

재건축 단지 내 상가 조합원은 재건축 추진시 새로 짓는 상가를 분양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다만 조합 정관에 상가 소유주가 아파트를 받을 수 있도록 명시됐고 조합이 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라면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도 있다.


도시정비법 시행령(제63조)에는 새로 지은 상가 중 가장 작은 분양 단위의 추산액이 분양 주택 중 최소 단위의 추산액보다 큰 경우 등 재건축 상가 소유주가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예외 세 가지가 명시돼 있다.
이를 노리고 재건축 조합이 설립되기 전 상가 하나를 여러 개로 쪼개 아파트 분양 자격을 늘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가 소유주가 많아질수록 재건축 사업에는 걸림돌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 재건축조합을 설립하려면 전체 소유주의 75% 이상, 동별로는 50%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아파트 상가는 전체를 1개 동으로 보기 때문에 상가 소유주의 결정이 재건축조합 설립의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이 조합설립에 동의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상가 자산 가치를 더 높여달라거나, 주택 분양수익을 상가에 달라고 하는 등의 주장을 펼치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사업 진행마저 더뎌질 수 있다.

최근 일부 단지에서 상가 지분 쪼개기를 하는 정황이 감지되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곳도 있다. 서울 강남구청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치동 미도·선경, 압구정동 미성, 논현동 동현, 개포동 개포현대1차·개포경남·개포우성3차 등 7개 아파트에 대해 '개발행위허가 제한' 공고를 냈다. 개발행위허가가 제한되면 3년간 상가 지분 쪼개기를 할 수 없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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