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논설위원이 묻는다] "침 한방울로 감염병 진단… 세계시장 게임체인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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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개발 타액 PCR 키트 국내 첫 허가, 속도·정확·편이성 다 잡아
코로나에 독감·RSV까지 응용 분야 확대… 중동·동남아 등 수출도
머지않아 혈액검사도 대체 가능, 최전선서 진단시장 미래 개척할것
[논설위원이 묻는다] "침 한방울로 감염병 진단… 세계시장 게임체인저 될 것"
박혜린 바이오스마트그룹 회장이 디지털타임스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9904sul@



박영서 논설위원이 묻는다

박혜린 바이오스마트그룹 회장


20㎝ 면봉을 코 속에 쑥 집어넣는다. 꽤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 얼굴은 잔뜩 찌푸려지고 눈물이 핑 돈다. 재채기도 난다. 성인의 경우 10㎝는 넣어야 제대로 검사가 된다고 한다. 코 뒤쪽을 면봉으로 긁어 분비물을 채취해 바이러스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정말 고통스럽고 귀찮다. 코로나보다 면봉이 더 무섭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진단 검사는 이렇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침(타액)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바이오스마트그룹의 자회사이자 체외진단기기 업체 에이엠에스바이오가 개발한 비침습(非侵襲) 유전자증폭(PCR) 진단키트 덕분이다.

대담=박영서 논설위원

◇국내 최초 '타액 PCR키트', 전 세계에선 두번째= 에이엠에스바이오가 독자개발한 코로나 타액 PCR 진단키트 'A+CheQ'(에이 플러스 체큐)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타액 PCR 진단키트가 국가기관으로부터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 정식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에선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박혜린 바이오스마트그룹 회장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회사 20여년의 연구개발 노하우가 들어있는 제품이다. 출시되기까지 눈물 겹도록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분수령이었다. 축적한 기술력이 있었기에 타액 유전자 진단기기를 빨리 내놓을 수 있었다. 이번에 허가를 획득했다. 그동안 소통 채널을 열고 민관협력 시너지를 보여준 식약처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A+CheQ'는 비침습 진단키트다. 비침습이란 피부를 손대지 않고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방식을 뜻한다. 따라서 통증이나 감염·출혈 없이 쉽고 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이제 용기에 침 몇 방울만 떨어뜨리면 검체 채취가 끝난다. 시약에 침을 묻혀 추출기를 돌리면 불과 1시간 만에 결과가 나온다. 임상실험에서 민감도(감염자를 감염됐다고 양성으로 판정하는 비율) 100%, 특이도(비감염자를 감염되지 않았다고 음성으로 판정하는 비율) 100%가 나왔다."

속도성, 정확성, 편이성을 모두 갖춘 셈이다. 타액 진단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틀린 말이 됐다. 오히려 더 정확하다. 이런 제품이 국내기업에 의해 개발 출시됐다는 것은 분명히 획기적인 일이다. 고도의 기술력이다.

◇'코 찌르기' 없으니 병원도 학부모도 만족= 진단의 정확도가 기존 비강형과 별 차이가 없고, 가격도 비슷한데다 특히 코를 안 찔러도 되니 많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 고령자나 아기들도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병원 입원 환자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병원 입장에선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 PCR 검사는 검사 결과를 받아보기까지 반나절 이상 걸린다. 때문에 환자들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병실을 이틀이나 비워두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제 1시간 이내에 결과가 나오니 병실 회전율이 빨라지는 것이다. 의사의 진단 및 치료 속도도 덩달아 높아진다."

뿐만 아니다.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타액 진단을 도입하면 아동들의 심리적 공포를 줄이면서 검사에 대한 거부감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학교의 특성상, 타액 기반 신속 PCR 검사는 효용 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부모들은 이런 타액키트를 주목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코를 깊게 찌르는 방식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진단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비침습은 이런 일이 생길 수 없다. 부담없이 검사를 받으면 된다.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진단도 이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논설위원이 묻는다] "침 한방울로 감염병 진단… 세계시장 게임체인저 될 것"
박혜린 바이오스마트그룹 회장. 이슬기 기자 9904sul@

◇한 방에 코로나·독감·RSV 모두 잡겠다= 타액 검사 방식이라 코로나19 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 진단으로 응용 분야가 넓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회사가 향후 어떤 후속 제품을 내놓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우선 올 가을께 코로나19, 인플루엔자(독감) A·B형,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등의 질환을 한 번에 진단이 가능한 멀티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 번 검사로 두 개 이상의 감염병을 진단하는 것이다. 이미 추가 인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여름에는 성매개감염질환(STD) 12종 검사 인증도 받을 계획이다. 일반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기 소형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RSV의 경우 최근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산후조리원의 신생아들이 RSV에 집단감염된 사례가 있다. STD는 성매개병, 성병 등을 통해 감염되는 질환을 뜻한다. STD는 신고되지 않았거나 숨겨진 환자가 많다.
'잠복결핵'도 잡아낼 생각이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은 됐지만 실제 발병은 하지 않아 증상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잠복결핵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발병해 주변에 결핵을 전파할 수 있다. 따라서 선제적인 예방 치료와 대응이 필요하다. 타액으로 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진단키트도 내놓을 계획이다."

수출 전망은 무척 밝다. 이미 중앙아시아, 중동, 동남아시아로 코로나 타액 PCR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해외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결과가 나오니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현재 다양한 수출 상담이 진행 중이다. 일종의 이동식 방역센터라 할 수 있는 원스톱 PCR 검사진단 플랫폼 '나이팅게일'로 기술력을 이미 인정받았기 때문에 협상이 한층 수월해졌다. 앞으로 수출국을 더욱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비침습'에 K-진단 미래 있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첫 환자가 확인되면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그것을 단지 '감기'로만 인식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병실은 모자라서 아우성이었고 관조차 부족했다. 사람들은 탄식했다. 다행히 엔데믹에 접어들었다. 마스크도 벗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중으로 코로나 팬데믹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해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 감염병 파고가 밀어닥칠 가능성이 높다. 진단키트는 이러한 환경에서 감염 확산을 막는 중추적 방역수단이 될 것이다. 진단 시장의 미래는 밝을 수 밖에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 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오히려 진단산업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바이오산업의 변방에 머물던 '진단'이란 영역은 급부상했다. 그러나 여기서 머물면 안 된다. 새 성장동력을 찾아 나서야 한다. 해답은 비침습에 있다."

기존 PCR 검사는 고통을 주고 불편하며, 결과가 나오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은 진단이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간편화되기를 원한다. 자연스럽게 비침습으로 시장은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침습 키트의 개발은 보다 쉽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다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코로나 진단을 넘어 향후 현행 혈액 검사를 타액 검사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진단 시장이 비침습 및 여러 질환을 한 번에 검사하는 멀티 진단으로 진화할 것은 자명하다. DNA를 비침습적 방법으로 검사하는 시대는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이런 비침습에는 엄청난 잠재 수요가 있다."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당뇨를 예로 들어보자. 혈당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선 하루에도 혈액 채취를 여러 번 해야한다. 바늘을 꽂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다. 바늘이 주는 통증도 견뎌야 한다. 이를 비침습적 방식으로 하면 채혈이 필요없다. 폐기물도 생기지 않는다. 당뇨 환자들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은 줄어든다. 삶의 질은 향상된다. 모두가 비침습 방식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될 성싶은 '아기'는 쑥쑥 키워야= 코로나 팬데믹 시기 우리나라는 예방(백신)-진단-치료라는 '쓰리 트랙'을 통해 바이러스와 싸웠다. 하지만 백신은 부족했고, 치료제 탄생은 요원했다. 오로지 진단 부문만이 빛을 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진단키트를 내놓는 정도였다. 한국이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의 미래 먹거리다.

박 회장은 신약 사업과 비교를 했다. "신약은 연구에서 임상, 시판되기까지 최소 10년과 막대한 비용이 소모된다. 게다가 성과도 불확실하다. 하나의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 확률은 0.01%도 안 된다. 하지만 진단기기 사업은 다르다. 상대적으로 임상 기간이 짧고 제품 출시도 빠르다. 지름길이 있는데 산길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진단 부문에서 새 시장을 창출하는 게 합리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업의 피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에 더해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팬데믹에서 기회를 잡은 진단 산업이다. 이 참에 민관이 합심해 새로운 성공신화를 써야 한다. 이를 통해 감염병 진단의 미래를 우리가 열어나가는 것이다.

"될 성싶은 아기는 잘 보살펴 쑥쑥 키워야 한다. 잘 자라면 부모의 말년이 편해진다. '디지털 과학'의 결정체인 비침식 진단기기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와 지자체 지원이 보다 속도감있게 이뤄진다면 예상보다 빨리 한국이 전 세계 진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우리 회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전선에서 앞장 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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