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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횡재세` 반대 의견낸 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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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정유사에 대한 횡재세 도입에 대해 "무리한 과세"라는 검토 의견을 냈다. 원유 채굴과 석유 정제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초과이익에 대한 과세 이유도 모호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29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횡재세 도입 논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실효성 측면에서 보자면 무리하게 과세권을 확대하기보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사회공헌활동 확대나 기업 경쟁구조 확립, 유통거래 관행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횡재세는 기업이 비정상적인 유리한 시장요인으로 부당하게 높은 수익을 올린 부분에 세금을 부과하는 일종의 초과 이득세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작년 상반기 정유4사는 12조3203억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3조8995억원)보다 215.9% 증가한 숫자다.

입법조사처는 이와 관련, 해외에서의 횡재세 논의는 주로 원유채굴회사에 대한 것으로 원유를 수입해서 가공하는 석유정제업을 하는 국내 현실과는 일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 채굴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후에는 유지·보수만 하면 '노력 없이도' 국제유가 시황에 따라 추가소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정유업체는 지속적으로 가공·공정 개선 비용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노력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보고서는 또 "어떤 상태에서 어느 정도가 해당 기업의 초과이익으로 과세할 수 있는지 명확한 과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며 "영업이익이 예년 동기 대비 일부 증가한 것을 횡재세 부과대상이 되는 영업이익으로 보고 초과이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법인세를 이유로 들었다. 국내 법인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한계세율이 증가하는 4단계 초과누진과세 체계여서 영업이익 규모가 커질수록 과세규모도 증가하는 구조인 만큼, 추가 과세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법인세로 3737억원을 냈는데, 2022년도에는 9650억원을 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도 4995억원에서 7942억원을 냈다.

무엇보다 소급입법 문제에 대해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영업실적에 대한 초과이득 과세는 이미 납세의무가 성립한 과세연도에 대해 소급해 과세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헌법과 관련 세법 규정 등을 감안할 때 입법론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안도하는 반응이다. 현재 21대 국회에서는 횡재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 3건이 발의돼 있는데, 입법정책 지원기관에서 반대 의견을 낸 만큼 국회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입법조사처에서 법리적인 관점에서 횡재세 도입의 현실성 유무를 따져 '맞지 않다'고 나온 것이어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입법조사처가 국회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만큼 법안들의 국회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발의된 법안들에 명확한 과세근거가 없는 것처럼 표현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실효세율 기준으로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결코 높지 않으며, 횡재세는 법인세와 무관한 독자세금"이라며 보고서를 정면 비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정유사 횡재세` 반대 의견낸 입법조사처
횡재세 도입 관련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 현황. '횡재세 도입 논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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