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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차별에 협박까지… 인력난 부추기는 조선사 협력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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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별 토요 유급휴가 차별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 경고
"열악한 환경 사람없는게 당연"
임금차별에 협박까지… 인력난 부추기는 조선사 협력업체
조선업 하청 노동자에게 수당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의 모습. 연합뉴스

조선사들의 인력 부족에 정부까지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고용한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도 제대로 못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최저 시급 수준을 제시하면서 대졸 사원을 채용하는 등 기업들이 고용난을 자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울산에 소재한 한 대형조선소 협력업체 T사는 지난해부터 발판 설치·해체 작업자와 발판 적치장 노동자를 나눠 토요일 유급휴가와 근로수당에 차별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월급을 적게 받은 적치장 노동자들이 수당을 더 지급해줄 것을 회사측에 요구했으나, 해당 업체 대표는 챙기겠다는 답변만 한 뒤 여전히 수당을 차별해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게차 운전원, 신호수 등도 제대로 된 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노동자가 1인 시위와 함께 노동부에 부당함을 청원하자, 대표는 해당 노동자에게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손이 부족해 채용공고를 낸 협력사 가운데 상당수는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하면서도 최저시급 수준의 급여를 제시했다. 고용노동부 고용정보시스템 워크넷에 따르면 울산 소재 대형조선소의 협력업체라고 소개한 E사는 총무·일반 사무원을 모집하는데 '시급 9620원'을 제시했다. 급여 외 제공되는 항목은 통근버스와 교육비 등이었다.

임금 문제는 이미 조선업계를 떠난 노동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거제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 7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36.2%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 31.1%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56.2%는 청년들이 조선업을 떠나는 이유로 '낮은 임금'을 꼽았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에도 중대재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45.2%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업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하청노동자의 사망사고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울산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가 근무중 쓰러져 이달 초 사망했고, 지난해 말에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가 지게차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된 노동에도 여전히 처우는 다른 업계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이면)일할 사람이 없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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