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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병자호란이 알려주는 리더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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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그냥 지는 전쟁은 없다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펴냄
[논설실의 서가] 병자호란이 알려주는 리더의 조건
1636년 겨울 압록강이 얼어붙자 청 태종 홍타이지(皇太極)는 조선을 침공했다. 정예 기병 위주의 약 12만 대군이었다. 기마병들은 성을 점령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한양을 공격하는 전술을 택했다. 조선 조정은 눈보라 치는 남한산성으로 들어갔고, 결국 인조는 삼전도에서 무릅을 꿇었다.

책은 '패배한 전쟁'인 병자호란을 다룬다. 부제는 '그냥 지는 전쟁은 없다'이다. 병자호란에서 조선이 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찾아 밝혀낸다. 책은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동북아를 뒤흔든 전쟁의 시작', 2부 '산성에 닥친 전쟁의 파도'다. 각 부당 20편으로 주요 흐름을 잡았다. 명나라가 무너져 내려가던 시절 등장한 누르하치에서부터 후금의 성장, 명과 후금사이에 낀 조선의 내분, 정묘호란, 병자호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살펴본다. 조선의 지도자 광해군과 인조도 비교 분석했다. 광해군은 중립외교를 펼쳤음에도 가짜뉴스에 휘둘려 폐위당했다. 인조는 내부 지지는 강하게 받았으나 결정의 순간에 나라의 운명이 걸린 대사(大事)를 신하들에게 떠넘겼다.

이를 보면 조선은 청을 상대로 패배할 만한 모든 조건을 갖췄다. 전쟁은 질 수 밖에 없었다. 경기도 광주시 쌍령에서 일어난 '쌍령 전투'는 조선군의 치욕이었다. 심리적 공황이 극심했던 조선군은 전투 의지를 완전히 상실한 채 앞다퉈 달아나느라 서로 밟혀 죽어 시체가 산을 이뤘다. 소수의 청나라 팔기군에게 1만명이 넘는 조선군이 전사했다.

병자호란은 수치스런 역사이지만 우리 역사상 가장 교훈이 풍부한 사례이기도 하다. 병자호란은 역설적으로 전쟁에서 '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가르쳐준다. 책은 국수주의, 주관적 애국, 정신승리, 마녀사냥의 풍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고 일침을 놓는다. 또한 나라를 이끄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 지도 깨우쳐 준다. 책은 '절대로 선택하면 안 되는' 리더가 어떤 리더인지를 알려준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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