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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본점 부산 이전안 제출… 노조 "원천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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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대신 경영협의회 결의
직원 2800명 '이전 반대' 운동
노조 "법적·절차상 하자 있다"
산은, 본점 부산 이전안 제출… 노조 "원천 무효"
산업은행 노조가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산은 이전방안 검토 보고서 무효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길홍 기자



산업은행(산은)이 본점 부산 이전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직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산은 사측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이전공공기관 지정방안 검토 보고서에 대해서도 노조는 법적·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원천 무효화를 촉구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은지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석훈 산은 회장은 노조가 요청한 '노사 공동 이전 타당성 태스크포스(TF)' 설립을 거부하고 직원 2800여명이 반대 서명을 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이전기관 지정안을 결의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산은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산은 이전공공기관 지정방안 검토' 보고서를 제출했다.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부터 먼저 지방이전기관으로 지정받아야 하는 절차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산은 의견을 받아 지방이전기관 지정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면 국토부가 유관기관 협의 후 국가균형발전위에 안건을 제출하게 된다. 앞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최근 산은 등에 '산은의 지방이전 절차 안내' 공문을 보내 국정과제인 산은의 부산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산은은 지방이전기관 지정 작업과 함께 5월까지 '산은 정책금융 역량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노조 등에 따르면 산은은 이사회 대신 경영협의회를 통해 이전방안 보고서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경영협의회를 막기 위해 출근을 저지하자 마포구 한 호텔에서 경영협의회를 열고 이전기관 지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산은 이전방안은 본점 이전의 내용을 담고 있어 이사회 결의를 거쳤어야 하지만 강 회장은 사외이사들이 부산 이전을 거부할 것이 두려워 이사회가 아닌 경영협의회를 통해 결의했다"며 "이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노사협의를 거쳐 이전방안을 제출하라고 안내했음에도 아무런 협의 없이, 심지어 은행 외부 밀실에서 날치기로 처리했다"며 "법적·절차적 하자가 있는 산은 사측의 이전방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금융위 등 담당 부처에도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단순히 부산에 가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 국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는게 국가경제적으로 맞는 정책인지 같이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경제위기에 대응해야 할 정책금융기관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제대로 논의하고 똑바로 판단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금융위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날로 커지는 경제위기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산업은행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산은 이전 반대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강 회장은 어제로 산업은행 회장이 되기를 스스로 포기하고 직원들을 아비 없는 자식들로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본인 집무실을 버리고 날치기로 제출한 이전방안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산은 노조의 이전방안 검토 보고서 원천 무효 주장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올해 금융위 업무보고에 '산은 부산이전' 계획이 포함돼 있는 만큼 행정 절차를 이어갈 전망이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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