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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美 "보조금 받으려면 반도체 기밀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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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보조금 신청 세부지침 공개
웨이퍼 수율 등 영업기밀도 요구
각국 정부·기업 우려에도 아랑곳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부담 커져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 지원금 신청 기업에 대해 핵심 재무정보와 영업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영업기밀 유출에 대한 기업과 각국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더욱 '깐깐한' 심사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에 대한 신청 절차의 세부 지침을 안내했다. 이는 지난달 말 신청 절차에 대해 대략적인 소개를 진행한 후 약 4주만에 세부 지침을 내놓은 것으로, 앞서 요구했던 사업의 경제성 측면에서 필요한 예상 현금흐름과 이익 등 금융 모델을 제시했다.

상무부는 지난달 해당 신청 절차를 소개하며 보조금을 지급받은 기업들이 '초과 이익'을 냈을 때 이를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를 위해 '예상되는 현금 흐름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상무부는 이에 대해 "재정 상태는 반도체법 프로그램 심사의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사업성, 재무 구조, 경제성, 위험을 평가하고 잠재적 지원금의 규모와 유형, 조건을 검토하는 데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상무부가 예시로 제시한 모델은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 가동률, 예상 웨이퍼 수율, 생산 첫 해 판매 가격, 이후 연도별 생산량과 판매 가격 증감 등을 입력하도록 했다.

반도체 생산 시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의미하는 수율은 반도체 제조 경쟁력의 주요 지표로, 영업 기밀에 해당한다.

비용 부분에서도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소재, 소모품, 화학품과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공공요금, 연구개발 비용 등을 입력 항목으로 제시했다. 실리콘 웨이퍼, 질소, 산소, 수소, 황산 등 소재별로 비용을 산출하고, 인건비도 엔지니어와 기술자, 관리자 등 직원 유형별 고용 인원을 입력하도록 했다. 아울러 상무부는 이 모든 내용을 엑셀 파일로 제출하도록 하며 산출 공식을 파일에 남길 것을 요청했다. 기업의 산출 방식을 상무부가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이외에도 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중국 등 '우려국'에 대한 투자 제한 등의 제약을 건 바 있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과 유럽, 그리고 미국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미국 정부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기업들의 고심도 더 길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공개된 내용들만 놓고 보면 전부 기업에게는 대외비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외국 기업뿐만이 아니라 미국 기업 역시도 이와 같은 정보를 제출하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선 넘은 美 "보조금 받으려면 반도체 기밀 내놔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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