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초 취임해 문화예술계 극심한 타격속 차별화된 기획으로 승부
"마포구민들 관심 끌어내는게 수익"… 자체 기획·제작 하나씩 풀어내
"마포구민들 관심 끌어내는게 수익"… 자체 기획·제작 하나씩 풀어내
![[산업人문화] 비대면 대합창·시네마틱 클래식… "문화도 계속 변해야 살아남죠"](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2802102132057001[1].jpg "[산업人문화] 비대면 대합창·시네마틱 클래식… \"문화도 계속 변해야 살아남죠\"")
'문화예술기획 전문가'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문화는 계속 변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시도를 해야 변화하고 발전하는 거잖아요. 앞으로도 저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겁니다."
송제용(58·사진)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취임해 문화예술계 극심한 타격 속에서도 차별화된 기획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3년 간 가족친화 우수기관 인증, 스마트 마포아트센터 추진, 마포아트센터 1004석 재개관, M 축제 시리즈 브랜드화, 서울마포음악창작소 인수, 문화예술 지역사회공헌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5대에 이어 6대 대표이사로 연임이 결정됐다.
이달부터 제6대 임기를 시작한 그는 마포문화재단 최초 본 임기로 연임된 사례라는 말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재단 기관장에 처음 도전해 최종 발표가 났을 때도 이번 연임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 여느 때처럼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다.
문화예술기획 전문가인 송 대표는 피아노를 전공한 누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을 일상적으로 들으며 자랐고, 고등학교에선 연극과 밴드 활동을 해 일찍이 문화예술 감각을 갖췄다. 첫 직장인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시작했으나 광고기획(AE) 일이 더 재미있었다는 그는 한국일보 사업부, 조선일보 광고국, 한겨레신문사 문화교육사업부 등에서 사업과 기획 실무를 익혔다. 이후 한겨레신문사에서 기획담당부국장을 지냈다.
송 대표는 "기초자치단체 산하 문화재단은 공연사업과 교육사업, 지원사업 등 여러 사업을 통합 진행해야 한다"며 "그래서 다양한사업을 골고루 안배해 추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저희 단체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수익을 하는 조직이 아니잖아요. 특정 다수인 마포구민의 관심을 끌어내는 게 저희의 수익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적인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그것을 동력 삼아야죠. 문화의 확장성에 기여를 하려면 '재미'가 없으면 안돼요."
![[산업人문화] 비대면 대합창·시네마틱 클래식… "문화도 계속 변해야 살아남죠"](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2802102132057001[2].jpg "[산업人문화] 비대면 대합창·시네마틱 클래식… \"문화도 계속 변해야 살아남죠\"")
그는 "개방하고 유통하고 받아들여야 대한민국 문화가 발전을 한다"며 "개방할수록 문화는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만이 갖고 있는 확장성, 임팩트가 문화 발전의 원천"이라며 "완전히 문을 열고 가능한 선 안에서 이것 저것 여러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송 대표는 발빠르게 공연 영상화 사업을 추진했다. 전 일정 비대면 디지털 콘택트 'M클래식 축제'는 초대형 670인치 LED 무대에서 100여 명이 비대면 대합창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마포구민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과 공연에 관심이 많은 관객 2만명이 동시 접속해 국내 클래식 공연 최다 접속 기록을 남겼다.
또 하늘공원, 광흥당, 경의선 책거리 등 마포 명소를 무대로 드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과 영화·방송의 장비를 총동원해 제작한 시네마틱 클래식 프로젝트 '마포6경'을 제안해 실행에 옮겼다.
직접 시놉시스를 쓴 창작뮤지컬 '첫사랑'은 마포문화재단 창립 이래 최초의 뮤지컬이다. 오세혁 연출·이진욱 음악감독 콤비가 참여해 김효근 작곡가의 가곡을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시켰다. 송 대표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어떤 새로운 기획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웹드라마 '토정路(로)맨스'도 제작했다. 마포 토정로 식당, 카페, 독립서점 등 20여 곳에서 촬영해 홍보와 상권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대한민국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들의 릴레이 리사이틀인 'M소나타 시리즈'는 클래식 공연으로 수익을 내는 방향을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다. 송 대표는 "지역 문화재단의 특성상 티켓값를 비싸게 받을 수 없고, 제작비를 줄여야 하는데 M소나타는 유명 아티스트를 섭외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 형식"이라며 "백건우, 박재홍, 김도현, 문지영 등 연주자들이 흔쾌히 참여해줘서 높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M소나타 시리즈' 전 공연이 수익이 났고, 대관을 포함해 저희가 작년에 공연만 가지고 10억원 넘게 매출을 올렸어요. 뮤지컬에 특화된 충무아트센터를 제외하고는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 공연장에서 그 정도의 매출을 달성한 건 엄청난 일이에요."
![[산업人문화] 비대면 대합창·시네마틱 클래식… "문화도 계속 변해야 살아남죠"](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2802102132057001[3].jpg "[산업人문화] 비대면 대합창·시네마틱 클래식… \"문화도 계속 변해야 살아남죠\"")
송 대표는 "자체 기획·제작한 시즌공연을 많이 하는 게 공공극장의 임무"라며 "상주예술단체인 M 심포니도 만들고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순우리말 노랫말 공모전인 한글날 행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임으로 기획공연과 자체 프로그램 등을 개발할 시간이 3년 더 늘어난 만큼 머릿속에만 있던 구상들을 하나하나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공기업과 사기업의 사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지난 임기 땐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사업적 순발력이나 기능적인 면에선 뛰어났을지라도 풀어가는 방식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작용했거든요. 처음엔 의욕이 충만해 적극적으로 선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어요. 지금도 그 마음은 바뀌지 않았는데, 될 것만 하는 방향으로 접근 방식을 달리 하는 노련함이 생겼습니다."
올해는 마포문화재단 창립 최초로 '올해의 아티스트' 제도를 도입한다. 첫 번째 주자는 2021년 부소니 콩쿠르 2위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김도현이다. 김도현은 올해 네 차례 재단 기획 공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송 대표는 임기 내에 '아시아 클래식 어워드'를 신설해 국가 산업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에 진출한 우리 대기업이 후원을 하고 저희 재단이 직무를 수행해서 시상식을 하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 우수 학생들에게 상을 주고 부상으로 우리나라 예술학교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는 거죠. 그것이 문화재단으로서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가장 적확한 행위인 것 같아요."
그 전초로 '올해의 아티스트' 김도현과 대만계 캐나다 신동 키트 암스트롱, 일본 아티스트 한명이 한국·중국·일본 클래식의 위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송 대표는 "여러 가지 재미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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