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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개미 권리찾기… 전운 감도는 `슈퍼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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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KGC 인적분할 등 갈등
대표 공석 KT·SM 품은 카카오
물적분할 추진 DB하이텍도 주목
행동주의 펀드·개미 권리찾기… 전운 감도는 `슈퍼위크`


이번주 '주총' 관전포인트

3월 마지막 주 전체 상장사의 73%가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여는 '슈퍼위크'가 개막했다. 총 1839개사가 주총을 여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소액주주 등 투자자들의 권리 찾기 행보가 거세지면서 주총장에는 전과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회사와 행동주의 펀드·소액주주 간 표대결이 예고된 KT&G·DB하이텍·JB금융·KT의 주총 결과가 주목된다. 행동주의 주주제안이 잇달아 최근 부결되면서 행동주의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2년 12월 결산 상장법인(2509개사) 가운데 1839개사가 이번주(3월 27일∼3월 31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카카오 등 445개사, 코스닥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SM 등 1274개사, 코넥스 시장에서 120개사에서 주총이 진행된다.

날짜별로는 29일이 녹십자, 이마트, 한국콜마, 에코프로비엠, 대웅 등 570개사로 가장 많이 몰렸다. 27일(156개사)에는 LG전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 등이, 28일(295개사)에는 SK텔레콤, KT&G 등이 열고, 30일에는 SK스퀘어 등 335개사 진행한다. 31일에는 휴림로봇, 휴온스 등 483개 기업이 주총을 한다.

특히 행동주의펀드 등의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채택한 상장사가 작년보다 크게 늘어나 해당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7일 기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상장사 가운데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채택한 기업은 25개다. 작년(10개)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주주행동주의 대상 기업 수도 2021년 27개에서 지난해 47개로 74.1% 늘었다.

올해로 민영화 21년째인 KT&G의 주총(28일)도 행동주의 사모펀드들이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KT&G에 자회사인 KGC인삼공사의 분할·재상장 안건을 냈다가 취하하고, 주당 1만원 배당, 자사주 소각, FCP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을 제안했다. 또 다른 사모펀드인 안다자산운용도 배당금 증액과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한 상태다.

행동주의 펀드가 KT&G 주주총회에서 '인삼사업 부분 인적분할'을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KT&G 측은 KGC인삼공사의 분할·재상장 안건을 제외한 주주제안을 확정해 상정했다.

최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KT&G 경영진의 편에 섰다. 국민연금은 KT&G 이사회가 제안한 주당 5000원 배당안이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자기주식 소각 결정을 주주총회의 권한으로 하는 건은 주주제안 남용 우려를 이유로 반대했다.

KT&G의 주요 주주는 지난해 12월 기준 국민연금(7.08%), 미국계 자산운용사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7.12%), IBK기업은행(6.93%) 등이다. FCP와 안다운용이 가진 KT&G 지분은 각각 1% 수준이다. 외국계 패시브 펀드의 향방을 가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들도 의견이 달랐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FCP의 주주 제안에 100% 찬성하는 위임 의견서를 냈지만, 글래스루이스는 KT&G 현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에 찬성 의견을 냈다. 3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KT&G는 소액주주 비중이 65%로 높고 외국인 비중도 43.8%에 달해 이들의 주총 참여 여부가 행동주의 펀드와 사측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소액주주의 경우 배당 정책에 관심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주총에 상정된 현금배당 안건은 3가지로, KT&G 현 경영진은 주당 5000원을, 안다자산운용과 FCP는 각각 주당 7867원, 1만원을 주장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공석인 KT의 주총(31일)도 눈길을 끈다. 27일 KT는 정기 주주총회 의안을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퇴했다며 주주총회 의안 가운데 대표이사 선임 건을 폐기한다고 밝혔다. 연임에 도전했던 구현모 현 KT 대표가 후보군에서 사퇴한 이후 KT의 수장 자리는 공석이다.

사내이사 후보였던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이사 선임 건도 대표이사 후보자 사퇴로 정관에 따라 추천 무효가 됐다. 주총에서 이들 안건을 제외하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등 나머지 안건에 대해서만 주주의 뜻을 물을 예정이다.

얼마 전까지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카카오의 주총도 31일 열린다. 27일 카카오가 진행한 SM 공개매수 청약 결과, 경쟁률이 2.27대 1로 목표 수량의 곱절이 넘는 물량이 몰렸다. 이를 통해 카카오그룹은 카카오가 20.78%, 카카오엔터가 19.13%의 지분을 쥐고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카카오가 추천한 이사 후보들도 무난하게 이사회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정정된 주총 소집공고에 따르면 하이브 측이 추천한 이사후보 안건은 모두 철회됐다.

6개월만에 다시 물적분할 안건을 올린 DB하이텍의 주총은 29일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팹리스(설계전문) 사업부의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DB하이텍은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75%의 지분을 가진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반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DB하이텍의 물적분할 안건에 찬성했다. 물적분할과는 달리 인적분할을 추진한 OCI는 이 안건이 가결됨에 따라 분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동국제강도 5월 인적 분할 임시 주총을 앞두고 경영진들은 정기주총장에서 주주 설득에 나섰다.

JB금융지주는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30일 주총에서 표대결을 펼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배당성향 확대와 사외이사 추가 선임, 일부 사외이사 퇴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안건을 제출했다. JB금융지주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JB금융의 주요 주주는 지난해 12월 기준 삼양사(14.61%), 얼라인(14.04%), 오케이저축은행(10.99%), 국민연금(8.45%) 등이다. 표심은 결국 3대 주주인 오케이저축은행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기업가치보다 대주주의 이익에 맞춰 움직였던 국내 주총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선이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에스엠의 신고가 경신이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 여력을 보여주는 선례가 됐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 활동 개시 이후 최고가까지 대상 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23%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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