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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칼럼] 시진핑 닮은 이재명의 `애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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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총괄부국장 겸 금융부동산부장
[강현철 칼럼] 시진핑 닮은 이재명의 `애국주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숭고하다.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안위도 포기하겠다는 순수 의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말하는 '애국주의'에는 '가짜'가 적지 않다.

'사이비 애국주의'의 대표적 사례가 중국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붉은 애국주의'는 '위대한 중화민족의 꿈'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주입시켜 국민들을 동원하고 통제하는 아편 성격이 강하다. 이른 바 '국뽕'이다. 시진핑은 "애국주의는 중화민족 정신의 핵심"이라며 '홍위병'들을 키워내고, 이들을 '전랑(戰狼, Wolf Warrior) 외교'의 선봉대로 앞세운다. 천카이거와 장이머우 감독을 동원, 영화 '장진호'와 '저격수'를 통해 선동한다. 시진핑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민의 삶의 질이나 인권 향상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다.

시진핑은 최근 '팍스 아메리카나'에 대한 도전을 한층 노골화하고 있다. 푸틴, 김정은과 동맹을 강화하고, 사우디와 이란 간 화해를 주선하는 등 중동에도 '깃발'을 꼽았다. 동아시아에선 쿠릴 열도에서 시작해 일본, 대만, 필리핀, 말라카 해협을 잇는 제1도련선(island chain) 안을 사실상 내해(內海)로 만든 데 이어 그 바깥의 괌, 사이판, 파푸아뉴기니 근해를 잇는 제2도련선 돌파도 시도하고 있다.

중국에서 애국주의 교육운동이 본격화한 것은 1991년부터다. 내부에 적을 두는 '반부패 반독재 민주화운동' 이데올로기를 외부에 적을 두는 '반서구 애국 인민민주주의 운동'으로 전환했다. 외부의 적을 상정할 경우 국민들을 통제하기 더 쉬운 법이다. 프롤레타리아라는 계급만이 절대이고, 민족 개념을 부정하는 사회주의에서 민족주의를 외치는 '코미디' 같은 장면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관계 정상화 시도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일본에 간 대통령이 끝내 일본 하수인의 길을 선택했다"며 맹비난했다. 또 "윤석열 정권은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원상복구를 통해 한·일 군사협력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며 "자위대가 다시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의 이런 발언은 시진핑과 닮았다. 정치적 야망이나 개인적 이익이 도사리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같은 민족끼리"를 외치는 동안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완성시키고, '사실상 핵보유국'이 됐다. 김정은은 이제 '핵 선제 공격'을 거리낌없이 외치고, 핵탄투 공중 폭발·핵어뢰 실험에도 나섰다. 중국은 무력으로 대만을 자기 땅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에 이어 몰도바 병합 의도도 숨기지 않는다.

구한말 같은 격변의 시대에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대한민국이 혼자 힘으로 국가 안위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까라고 물어야 한다. 이 대표의 발언이 '반일 애국주의'를 이용해 대장동 등 여러 불법 혐의를 돌파해보려는 '꼼수'라는 사실을 알 만한 국민은 다 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때 아들 서정우 하사를 잃은 김오복씨는 지난 24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야권을 향해 "북한에 그렇게 한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진짜 애국주의'와 '사이비 애국주의'를 가르는 건 자유, 민주,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이념과 맞닿아 있느냐 하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해법은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길뿐이다. 프랑스는 독일과 오랜 앙숙이었지만 2006년 독일과 함께 역사 교과서를 공동 편찬했다. 프랑스는 "학생들이 배울 역사 내용 중 양심을 불편하게 하는 편협한 민족주의적 견해를 삭제함으로써 민족주의를 넘어 유럽시민으로서 공존과 번영을 향한 발걸음"이라고 했다. 나치 독일은 2차 대전 중 유대인 600만명을 '대량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스라엘 국민들은 "용서한다. 그러나 잊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역사를 정리했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실질 국민소득 또한 일본과 거의 맞먹는 수준으로까지 늘어난 우리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강현철 총괄부국장 겸 금융부동산부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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