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객석] "모차르트와 저녁 먹는다면 다음 연주할 곡 묻고 싶어"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74세 마에스트로 내한 공연
35·38·40·41번 교향곡 연주
'오페라 + 피아노' 선율 선사
"10년뒤 브람스 200번째 생일
모차르트 전곡 완주 선보일것"
[객석] "모차르트와 저녁 먹는다면 다음 연주할 곡 묻고 싶어"
아담 피셰르 (c)Szilvia Csibi



월간객석과 함께하는 문화마당

지휘자 아담 피셰르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이하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온다. 모차르트의 작품으로만 구성해 나흘 동안 서울과 수도권에서 연주한다.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1989~)의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도 함께한다.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1841년 모차르트 재단의 출범과 함께 설립된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는 100년 넘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다. 잘츠부르크 오페라극장의 상주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객석] "모차르트와 저녁 먹는다면 다음 연주할 곡 묻고 싶어"
아담 피셰르



이번 공연의 지휘자는 하이든과 모차르트 해석 전문가로 손꼽히는 아담 피셰르(1949~)다. 피셰르가 덴마크 국립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7년간 녹음한 모차르트 교향곡 45개 전곡 음반(Dacapo)은 2015년 인터내셔널 클래식 음악상을 수상했다.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며 읽어본 그의 답변은 모차르트의 음악을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한국에 처음 오신 건 2009년이었죠. 당시 하이든 서거 200주기를 기념해 예술의전당에서 하이든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했습니다. 한국 청중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습니까?

"한국 청중은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고 잘 감상할 줄 안다고 느꼈습니다. 유럽 사람들이 아시아(한국) 음악을 이해하는 정도보다 훨씬 깊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이든뿐만 아니라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손꼽힙니다. 이번 내한은 모차르트 고향의 악단인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와 함께합니다. 오케스트라의 강점을 꼽는다면?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 연주에 관한 오랜 전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원 각자가 지닌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애착이 느껴집니다. 이 악단과 함께 모차르트를 연주한다는 것은 어느 지휘자에게나 위대하고 아름다운 도전일 거예요."

-이번 내한에서 나흘 동안 모차르트 교향곡 35·38·40·41번을 공연합니다. 협주곡을 포함해 전부 모차르트로만 구성한 프로그램인데, 관객들에게 어떤 점을 전달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모차르트의 탁월한 작품들이 담아낼 수 있는 감정의 양이 얼마나 대단한지 관객이 발견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이 작품들이 마땅히 연주돼야 할 방식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겠습니다."

-한편, 레이 첸이 협연할 모차르트의 협주곡들도 기대가 됩니다. 이 작품들을 해석할 때 중요한 점은 무엇입니까?

"이번이 레이 첸과의 첫 협연입니다. 모차르트 협주곡을 연주할 때 중요한 것은 협연자와 지휘자, 오케스트라가 동일한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겠죠."

-즐겨 지휘하시는 하이든과 모차르트, 그리고 베토벤의 음악은 이른바 '고전주의 음악'이라는 범주로 묶입니다. 이 시대의 음악과 음악사에서 갖는 중요성은 무엇입니까?

"빈 고전주의는 왠지 음악사 전체에서 중심에 위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19~21세기의 대부분 작곡가는 빈 고전주의가 발명한 노하우를 써서 작곡했고, 지금도 곡을 쓰고 있습니다."

-모차르트와 저녁 식사를 함께할 수 있다면 그에게 무엇을 물어보시겠습니까?

"오페라 '마술피리' 작곡을 마치고 그다음 계획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보고 싶군요."

-젊은 시절 롤 모델이 되어준 지휘자는 누구였습니까?

"카를로스 클라이버(1930~2004)입니다. 그가 지휘할 때 음표 하나하나에 믿을 수 없는 강렬함이 스며있습니다."

◇고향을 떠나 더 큰 세계로의 탐구

-지난 2010년, 헝가리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직을 사임했습니다. 2011년 발효되는 헝가리의 매체 법안에 항거하는 의미였는데요. 법안으로 인한 반유대주의와 동성애 혐오, 인종차별을 우려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헝가리는 잘못된 방향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상황이 그렇게 되는 게 유감입니다. 지난 500년 동안 헝가리는 갈등이 있을 때마다 늘 잘못된 편에 서는 게 전통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슬프게도 그들은 이런 전통을 계속 보전하고 있는 듯합니다."

-동생인 이반 피셰르(1951~)도 한국 청중에게 익숙한 지휘자입니다. 형제가 어렸을 때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요?

"이반과 저는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세 소년 중 두 명으로 출연했었습니다. 당시 합창지휘자가 우리 둘 다 두 번째 소년 역할을 부르게 했어요. 번갈아 출연시키려고 말이죠. 그래서 제가 세 번째 소년의 노래를 익혔고, 비로소 함께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두 번째 소년의 노래를 영영 부를 수 없게 된 건 인생에서 후회로 남아있어요. 저는 열세 살의 나이에 오페라 가수를 은퇴해야 했으니까요. 이반은 좀 더 어린 열두 살에 그만 두었고요.(웃음)"

-여러 레이블에서 수많은 음반을 녹음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음반은 무엇이고, 이후 음반 발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하이든을 다시 시작할 겁니다! 35년이 지났지만, 하이든 후기 20~25개의 교향곡을 다시 녹음하고 싶어요. 이전과는 다르게, 좀 더 훌륭하게 말이죠. 그 음반 녹음은 덴마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낙소스 인터내셔널 레이블에서 시작했습니다. 또한 드보르자크와 버르토크의 관현악곡들을 뒤셀도르프 심포니와 녹음하고 싶습니다."

-음악과 관련된 활동 이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즐기는 취미가 있습니까?

"세 명의 손자와 함께 신나게 노는 겁니다. 제가 상상할 수 있는 지상 최고의 일입니다!"

-현재 예정된 중요한 계획을 알려주세요.

"제게는 언제나 다음 연주회가 가장 중요하답니다. 4월과 5월에는 빈과 뒤셀도르프에서 공연합니다. 아주 특별한 미래의 계획 중 올해 여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연이 있습니다. 모차르트 오페라 '양치기 임금님(Il re pastore)'을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와 콘서트 형식으로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현재 마에스트로의 꿈은 무엇입니까?

"2033년 브람스의 20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겁니다. 그의 교향곡 전곡을 완주하면서요. 그때엔 제가 84세가 되겠네요."

글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사진= 베이스노트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