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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최고 인재가 출연연에 오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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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ETRI 인적자원부장
[포럼] 최고 인재가 출연연에 오게 하려면
조직 운영에서 CEO의 경영 리더십이 늘 화두다. 리더십 부재로 기업이 몰락하고 국가가 쇠하는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는 트렌드 만큼 조직 특성 및 상황에 적합한 리더십이 무엇이냐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과학기술계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이른바 권한위임형(empowering) (empowering) 리더십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창조적 공간과 자율성,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풍토 속에서 각 개인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어진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율적으로 일을 수행하며, 효과적으로 일을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자신의 일을 통해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느낌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포용과 위임의 리더십 만큼 팀원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번뜩이는 창의성이 필요한 R&D계의 특수성 때문이다. 세계적 빅테크 기업인 구글에 모범답안이 있다. 구글의 파괴적 혁신은 인재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다. 직원복지의 대명사답게 연구인력의 재능과 창의성이 만개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투자해 인재경영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최고의 인재가 스스로 구글을 선택하게끔 말이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따라 전략기술의 가치, 기술 자립화 및 R&D 중요성이 증폭되면서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과학기술계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첫째로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들 수 있다. 국내외 석학 유치에 걸림돌이었던 총액인건비 규제가 해소되면서 소위 '몸값 높은'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해외파 월드클래스 선수와 코치를 국가대표팀으로 소집해 전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역량 향상 외에도 핵심인재 육성에 큰 도움이 된다. 연구과제를 함께 수행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팀원들에게 훌륭한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어서다. 최적의 연구환경을 조성하는 것만큼 연구인력의 개인 역량을 최대치로 높일 수 있는 당근과 채찍은 앞으로도 다같이 고민할 문제다.

이번에 이루어진 교육·연구기관의 특수성을 반영한 과감한 자율성 부여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4대 과학기술원 공공기관 지정 해제조치가 전략적 투자여건 마련 및 연구행정 효율화 등의 파급효과로 이어져 세계적인 핵심인재 육성과 발전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둘째, 연구개발목적기관에 대한 블라인드(blind) 채용제도 폐지다. 그간 연구계에서는 블라인드 제도가 맞지 않는 옷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정성과 투명성은 보장하지만, 연구실적에 담긴 연구자의 재능과 잠재력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평가가 쉽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기관 블라인드 채용제도 폐지 방침에 따라 소관 29개 연구개발목적기관에 적용할 새로운 채용 기준을 확정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이번 조치로 글로벌 인재를 적극 유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반갑다. 지원자의 역량과 무관한 인적사항은 기존과 동일하게 가리면서 연구수행기관, 학위취득기관, 추천서 등 수집 및 활용이 가능해졌다.



또한, 채용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연구기관에 필요한 전문성과 역량을 지닌 인력을 적시에 수급·운영할 수 있게 되어 연구현장 지원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국면을 맞아 산·학·연 상생 협력과 과학기술계의 조화로운 발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ICT 전략·원천기술 기반의 디지털 혁신은 기술주권 국가로의 성공적인 도약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특히, 정부출연연구원의 기술 리더십이 '혁신으로 가는 길' 중심에서 이정표 역할을 해야 한다. 열정적·창의적 연구환경을 조성하고 안정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직원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인재경영의 선순환이 가능하고 기술 리더십도 탄력받을 수 있다. 현장에 귀를 기울여 최고의 인재들이 앞다투어 오고 싶은 출연연으로 빠르게 도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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