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무통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이사진에 대한 고임금 억제 장치를 두기로 하는 등 '곽재선 식 경영 정상화' 포석을 구체화한다. 곽재선 쌍용차 회장(KG그룹 회장)은 작년 공식 취임 후 지속가능한 회사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내부적으로는 운영비용을 최소화 하는 가운데 미래차 전략에 얼마나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지가 정상화의 가늠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주총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건과 함께 곽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곽 회장은 쌍용차 인수가 확정된 이후 작년 9월 쌍용차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오르게 되면 곽 회장의 체제는 더욱 확고해 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외에 정용원 대표이사와 엄기민 KG ETS 대표이사도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는 안건이 상정된다.
쌍용차는 또 이사 보수한도를 2021년과 동일한 수준인 8억원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현 이사진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8명으로 당시 4명(사내 1명·사외 3명)보다 2배 늘었지만, 보수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해 고임금 지양의 방침을 내비쳤다. 2021년 이사 4명에 대한 지급액은 2억9900만원으로 한도의 37%를 채웠다. 사외이사에는 작년 선임된 한근태·김형철·최소영 이사를 재선임하고,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와 주재중 전 하나생명 대표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는 과거 대우차에서 8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고, 최소영 티플러스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오랜 기간 몸을 담은 컨설팅 전문가로 꼽힌다. 강신장 대표는 삼성생명·삼성경제연구소 등을 거쳐 세라젬 대표 등을 지낸 경영 전문가이며, 주재중 전 대표는 하나금융그룹에서 전략기획실장·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이력이 있다. 쌍용차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이사진 구성에 공들인 점이 엿보인다.
쌍용차는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경영 정상화 단계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작년 연간 영업적자는 1120억원으로 전년(-2623억원)보다 1500억원가량 개선되며 201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특히 4분기 영업손실은 17억원에 그쳐 토레스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차 전략도 강화한다. 쌍용차는 이달 말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토레스 전기차(EVX)를 처음 공개할 예정으로 전동화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 렉스턴 부분변경과 이르면 연내 코란도 후속(KR10), 내년에는 국내 첫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세단 모델의 경우 시장이 정체돼 있고, 'RV 명가'로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측면에서 체어맨 후속 모델은 현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 지난달엔 3년 만에 연구개발(R&D) 인력 위주로 53명을 신규 충원했고,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해 작년 남미 지역에 이어 올해는 유럽 지역 딜러들과 자리를 가지며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 구축에 나섰다. 쌍용차는 작년 11월 회생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3년 만에 '적정' 의견을 받았으며, 지난해 회생절차에 따라 개최되지 않았던 주총도 2년 만에 재개됐다.
곽 회장은 작년 9월 취임사에서 "지속 가능한 회사로 만들어야 하고,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회사가 돼야 한다"며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곽재선 쌍용자동차 회장이 작년 9월1일 평택공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쌍용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