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승찬 ETRI 원장
![[포럼] 국가전략기술 없으면 국제미아 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1602102369073001[1].jpg "[포럼] 국가전략기술 없으면 국제미아 된다")
MWC 2023은 한마디로 포스트 코로나의 서막을 여는 새로운 ICT의 전쟁터와 같았다. 올해 키워드는 '속도(VELOCITY)'로 선정되었고, 이는 특정 도메인의 기술보다는 기술이 연구 개발되고 널리 확산되면서 연결에 더해 미래세상을 여는 오늘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보여주는 행사가 되었다.
먼저, 세계최대 이동통신 전시회답게 모바일 분야의 미래가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서 맨먼저 개발한 폴더블폰의 대항마로 롤러블폰이 첫선을 보이며 견제가 한층 더 두드러졌다. 와중에 틈을 타 모토로라,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이 하이엔드시장에 턱밑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5G+, 6G 통신도 두드러진 약진을 보였다. 오히려 과속화 되는 듯 느껴졌다. 이로써 우리가 세계 최초 상용화한 5G에 대한 위기감도 생겼다. 5G나 6G 통신을 바탕으로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비타민처럼 첨가하는 방향이 역시 글로벌 시장의 주된 흐름이었다. 또한 5G 상용화를 계기로 글로벌 이통사업자 차원에서 네트워크 장비 제조기업에 대한 종속성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오픈랜(Open RAN) 기술을 강조했다. 5G에서 타산업 융합의 기반 인프라 기술 중 하나인 5G 특화망(Private 5G) 기술도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오픈랜은 미·중 기술패권주의의 중심에 있는 기술로서 이것에 대한 경쟁적 기술 전시와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한국에서는 저궤도위성을 활용한 통신기술 개발을 준비 중이나, 이미 위성을 보유한 국가나 보유할 국가들은 5G+ 혹은 6G 시장의 새로운 시장개척을 이미 하고있어 우리의 발빠른 행보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되었다.
아울러 미래의 통신은 인프라, 서비스, 콘텐츠는 물론 기간산업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자율주행, 도심교통항공(UAM), 혼합현실(XR), 메타버스, 디지털트윈과 같은 서비스와도 직접적인 핵심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보다 실감나고 몰입감을 주게 되며 새로운 콘텐츠로서 거듭나면서 5G의 통신 인프라가 점점 제 역할을 하게 되고, 나아가 6G를 견인하게 될 것이다. 전시회에서도 HMD를 통한 증강·가상현실과 함께 오감을 흉내내는 햅틱기술은 큰 인기몰이를 했다.
한편, 중국이 CES에서 미·중 무역갈등으로 발을 빼고 이제는 MWC에 전시관을 통째로 행사하는 등 초점을 맞추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부터 도로, 지하철까지 전시회를 참여한 중국기업들의 광고로 도배되어 있었다. 이들이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장비와 서버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글로벌 5G+ 시장에서 교두보 마련을 위한 것으로 생각됐다.
필자가 속한 연구원 또한 이번 전시회에 5G+의 주된 주제인 오픈랜 기지국 무선장치, 지능형 스몰셀을 비롯하여 6G에서 한 축을 담당할 실내 THz 통신, THz를 이용한 보안검색 기술, 그 외 지능적 스텔스 위장 통신 기술 등 국가 전략기술인 5G·6G 통신과 이에 접목되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련 최신기술을 들고 나갔다.
이번 전시회의 핵심주제이기도 한 5G의 가속화, 오픈랜, 특화망 기술과 6G 통신에 대한 대답을 한 셈이다. 세계 각국의 연구자, 마케터, 기업들로부터 공동연구 제안, 기술 마케팅, 상용화 협력 등 큰 호응을 받아 뿌듯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회는 전략기술의 중요성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핵심원천기술이 없이는 이젠 국제무대의 미아가 되고 기술종속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세계를 리딩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품지않은 아이디어가 중요하고 창의성과 생산성을 서로 촘촘히 연결해야 할 것이다. 그 바탕 위에서 세계 제일의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남들보다 한 발 앞서가야 우리의 통신강국, ICT강국의 명성을 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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