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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칼럼] 망국병 4류 정치, 세비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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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콘텐츠에디터
[박양수 칼럼] 망국병 4류 정치, 세비가 아깝다
국회의원이 가장 많은 특권과 특혜를 누리는 나라는 어디일까. 상대적이겠지만 아마 대한민국 의원만큼 최고의 대우와 권위를 누리는 나라는 없을 것 같다. 오죽하면 스웨덴 같은 정치 선진국 의원들이 "대한민국은 국회의원들의 천국"이라며 부러워했을까. 그런데도 기득권을 더 못 늘려서 안달하는 게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자화상이다.

봉급 생활자 중에선 '국회의원'을 따라갈 직업이 없다. 아무 말이나 해도 되고, 해고될 염려가 없다. 당연히 스트레스도 없다. 되레 막말과 무례함, 뻔뻔함으로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연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21년 기준 국회의원 1명에게 지급된 '국민 혈세'는 세비(1억3700만원)와 각종 수당과 활동비 등을 합쳐 7억원이 넘는다. 보좌진도 9명이나 거느린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비가 미국의 2.9배, 영국의 2.6배, 스웨덴의 1.7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은 그들이 누리는 또 다른 특권이다. 국민 누구나 죄를 지으면 법의 심판을 받는다. 그들은 예외다. '아니면 말고' 식의 저급한 가짜뉴스를 퍼뜨려 온통 나라를 들쑤셔놔도 걱정 않는다. 면책 특권을 믿어서다. 국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범죄자로 의심돼도 체포하지 못한다. 그들에겐 국회가 성역이다.

그들은 습관처럼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말한다. 믿는 사람도 없다. 국민은 허울뿐, 진짜 주인은 따로 있어서다. 자신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공천권자다. 국민이 자신들을 선택하고 뽑아줬건만, 공천권을 손에 쥔 당 대표에게 충성한다. 그야말로 '고양이 앞의 쥐'다.

국회의원은 국회라는 헌법기관의 구성원인 동시에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다. 그들도 그렇게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하는 행태는 딴판이다. 의원들은 공천권을 쥔 당 대표에게 '눈밖에 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주머니 속 공깃돌 같은 신세일 뿐이다. 정당 정치의 폐해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쥐가 고양이를 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서른 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반란표'를 던진 것이다. 심하게 일그러진 이 대표의 표정에선 키우던 애완견에게 물어뜯긴 듯한 당혹감과 충격이 엿보였다. 그 후 '수박'을 색출하겠다며,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지지자들이 이낙연 전 총리뿐만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처단 명단'에 올린 건 웃지못할 한 편의 정치 코미디다. 국민 편 가르기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득세했던 문 전 대통령마저 포퓰리즘의 광기를 피할 순 없었던 모양이다.

국민 정서에 의원 평가는 낙제점 이하다. '이재명 방탄 국회'가 끝나자마자 할일 다했다는 듯 우르르 '외유'를 떠나는 민주당 의원들의 안중에 국민이라곤 없었다. 그들이 본연의 임무를 내팽개치며 당리당략을 위해 싸울 동안 서민과 기업은 고물가·고금리에 신음하고, 폐업하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데도 말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건 국회가 비례대표 의원 50명 증원을 추진하고 나선 점이다. 당 대표 수비대 외엔 할 일도 별로 없는 국회의원을 더 뽑아서 뭘 하겠다는 건지. 국민 여론과도 정면 배치된다. 올초에 리서치앤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선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답한 사람이 64.9%,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10.4%였다. 국민 3명 중 2명이 줄여야 한다고 얘기했다. 홍준표 대구 시장도 "국회의원 수가 적어서 나라가 이 모양인가"라며 "국회의원 수를 지금의 절반인 15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철만 되면 의원 입후보자들이 '머슴'을 자처한다. 그런데 금배지만 달면 이내 표변해 국민을 우습게 알며, 주인 행세를 하려 든다. 허구한 날 당리당략과 진영논리를 앞세운 정쟁에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은 뒷전이다. 기업은 어려울 때 직원을 줄인다.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국회는 거꾸로 간다. 몰염치하다. 대한민국 경쟁력을 갉아먹는 하류 정치가 망국병이 된 지 오래다. 그들에겐 세비조차 아깝다. 차라리 말 잘 듣는 챗봇AI를 국민의 대표로 뽑는 게 낫겠다.

박양수 콘텐츠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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