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주'를 꼽으라면 어떤 종목이 생각나시나요. 코로나로 '반짝'했던 만큼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차갑게 식을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모더나(Moderna, Inc. 나스닥 상장, 티커명 MRNA)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한 지 11개월여 만인 지난 2020년 11월 모더나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팬데믹 기간동안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순이익 122억달러(약 16조원)를 기록하며 2020년 순손실 7억4700만달러에서 흑자전환했고, 주가는 2020년 11월 초 72.45달러에서 상승 랠리를 시작해 이듬해 9월에는 449.38달러까지 6배가량 치솟기도 했죠.
하지만 코로나 백신 수요가 감소하면서 '특수' 효과도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모더나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액을 50억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184억달러에서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인데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84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주가는 135.66달러(현지시간 1일 기준)로 작년 최고점 대비 70% 급락한 수준에서 움직이는 중입니다. 올들어서만 24% 이상 빠지면서 나스닥지수 상승률(9.55%)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종목이 연초 효과를 누리는 동안 모더나는 주가가 녹아내린 것이죠.
지난 23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수치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6.70%)과 다음날(-5.63%)까지 급락세를 이어갔고, 지난 1일에도 2.27% 추가로 하락했습니다.
4분기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3.61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8.3% 감소했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를 22.6% 하회하는 수치입니다. 영업이익 역시 70.8% 줄어든 16억달러에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27.6%) 밑돌았고요.
특히 이번 분기에는 비용 증가가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는데요, 미 국립보건원(NIH)에 로열티 4억달러(5248억원)를 지급하면서 매출원가(19억달러)가 전년 대비 101%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NIH와 코로나19 백신 특허와 관련한 기술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는데 그동안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에 대해 소급 적용된 로열티가 지난 분기에 인식된 것이죠.
이 외에도 코로나19 백신 생산 감소와 관련한 비용도 크게 발생했습니다. 미처 팔지 못하고 유통기한이 만료된 코로나19 백신 폐기에 약 3억달러를 비롯해 미가동 생산시설과 위탁생산(CMO) 수주를 철회하는 비용 약 4억달러, 원료 구매 취소 수수료 약 3억달러 등입니다.
연구·개발(R&D) 비용이 늘어난 점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4분기 R&D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한 12억달러, 연간 규모는 65.5% 늘어난 33억달러에 달합니다.
이를 두고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 비용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외에 뚜렷한 매출 발생 품목이 없어 후속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개발이 시급한 만큼,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 이후 다음 블록버스터 신약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샙니다.
현재 모더나는 코로나19 변이 백신 외에도 RSV(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백신, CMV(거대세포 바이러스) 백신, 독감 바이러스 백신 등 다양한 치료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백신 등 9개 파이프라인은 임상 2상에 진입해 있고요. 지난 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3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2023)에서 당시 개발 중인 후보물질만 48개에 이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마 앞으로의 주가는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17일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놓자 하루 만에 3.31%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8000억원 이상 감소하기도 했죠.
물론 기술력만큼은 건재합니다. 모더나의 개인 맞춤형 암 백신(PCV)은 이달 22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로부터 혁신신약(BTD)으로 지정돼 연내 임상 3상 진입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BTD는 기존 치료제 대비 현저하게 효력이 높은 임상 결과가 확인됐을 때 부여되는 자격으로, 신속 승인 심사가 이뤄지게 됩니다.
지난 1월에는 60세 이상 환자들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 지표인 백신 효력(VE)를 만족하면서 RSV 백신 mRNA-1345에 대해서도 BTD가 부여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 세포치료제 개발사인 엘리베이트 바이오 산하 유전자 편집기술·치료제 개발 전문 라이프에딧 테라퓨틱스와 생체 내(in vivo) 유전자편집 치료법 개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요, 모더나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 플랫폼에 라이프에딧이 가진 독자적인 유전자편집 기술을 적용해 유전병 등 여러 적응증을 표적으로 한 후보물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다만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이 승인 되더라도 연내 매출 발생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월가의 전망도 어둡습니다. 미 의료전문 투자은행(IB) 리링크파트너스(SVB Leerink)는 모더나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 등급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111달러에서 33% 내린 93달러로 조정했습니다. 특히 리링크파트너스는 백신 판매 매출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비용 상승으로 인한 이익률 잠식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애널리스트 14명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평균 231.36달러로, 현 주가(135.66달러)와의 차이는 66%입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한 지 11개월여 만인 지난 2020년 11월 모더나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팬데믹 기간동안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순이익 122억달러(약 16조원)를 기록하며 2020년 순손실 7억4700만달러에서 흑자전환했고, 주가는 2020년 11월 초 72.45달러에서 상승 랠리를 시작해 이듬해 9월에는 449.38달러까지 6배가량 치솟기도 했죠.
하지만 코로나 백신 수요가 감소하면서 '특수' 효과도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모더나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액을 50억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184억달러에서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인데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84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주가는 135.66달러(현지시간 1일 기준)로 작년 최고점 대비 70% 급락한 수준에서 움직이는 중입니다. 올들어서만 24% 이상 빠지면서 나스닥지수 상승률(9.55%)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종목이 연초 효과를 누리는 동안 모더나는 주가가 녹아내린 것이죠.
지난 23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수치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6.70%)과 다음날(-5.63%)까지 급락세를 이어갔고, 지난 1일에도 2.27% 추가로 하락했습니다.
4분기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3.61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8.3% 감소했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를 22.6% 하회하는 수치입니다. 영업이익 역시 70.8% 줄어든 16억달러에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27.6%) 밑돌았고요.
특히 이번 분기에는 비용 증가가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는데요, 미 국립보건원(NIH)에 로열티 4억달러(5248억원)를 지급하면서 매출원가(19억달러)가 전년 대비 101%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NIH와 코로나19 백신 특허와 관련한 기술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는데 그동안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에 대해 소급 적용된 로열티가 지난 분기에 인식된 것이죠.
이 외에도 코로나19 백신 생산 감소와 관련한 비용도 크게 발생했습니다. 미처 팔지 못하고 유통기한이 만료된 코로나19 백신 폐기에 약 3억달러를 비롯해 미가동 생산시설과 위탁생산(CMO) 수주를 철회하는 비용 약 4억달러, 원료 구매 취소 수수료 약 3억달러 등입니다.
연구·개발(R&D) 비용이 늘어난 점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4분기 R&D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한 12억달러, 연간 규모는 65.5% 늘어난 33억달러에 달합니다.
이를 두고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 비용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외에 뚜렷한 매출 발생 품목이 없어 후속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개발이 시급한 만큼,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 이후 다음 블록버스터 신약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샙니다.
현재 모더나는 코로나19 변이 백신 외에도 RSV(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백신, CMV(거대세포 바이러스) 백신, 독감 바이러스 백신 등 다양한 치료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백신 등 9개 파이프라인은 임상 2상에 진입해 있고요. 지난 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3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2023)에서 당시 개발 중인 후보물질만 48개에 이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마 앞으로의 주가는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17일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놓자 하루 만에 3.31%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8000억원 이상 감소하기도 했죠.
물론 기술력만큼은 건재합니다. 모더나의 개인 맞춤형 암 백신(PCV)은 이달 22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로부터 혁신신약(BTD)으로 지정돼 연내 임상 3상 진입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BTD는 기존 치료제 대비 현저하게 효력이 높은 임상 결과가 확인됐을 때 부여되는 자격으로, 신속 승인 심사가 이뤄지게 됩니다.
지난 1월에는 60세 이상 환자들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 지표인 백신 효력(VE)를 만족하면서 RSV 백신 mRNA-1345에 대해서도 BTD가 부여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 세포치료제 개발사인 엘리베이트 바이오 산하 유전자 편집기술·치료제 개발 전문 라이프에딧 테라퓨틱스와 생체 내(in vivo) 유전자편집 치료법 개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요, 모더나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 플랫폼에 라이프에딧이 가진 독자적인 유전자편집 기술을 적용해 유전병 등 여러 적응증을 표적으로 한 후보물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다만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이 승인 되더라도 연내 매출 발생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월가의 전망도 어둡습니다. 미 의료전문 투자은행(IB) 리링크파트너스(SVB Leerink)는 모더나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 등급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111달러에서 33% 내린 93달러로 조정했습니다. 특히 리링크파트너스는 백신 판매 매출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비용 상승으로 인한 이익률 잠식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애널리스트 14명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평균 231.36달러로, 현 주가(135.66달러)와의 차이는 66%입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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