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꿈에 나올까 무섭지만 `병맛`스러움이 끌리네

입력: 2023-02-27 18:03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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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제작 전문 유튜버 딱지
쌈디 정수기·염따 가습기 등
연예인 얼굴 본딴 굿즈 제작
채색·장치조립까지 다재다능
B급 감성 영상 젊은층 '호평'
1년반만에 구독자 20만 돌파

[THE INFLUENCER] 꿈에 나올까 무섭지만 `병맛`스러움이 끌리네

3D 프린터만 있다면 세상의 모든 물건, 아니 이 세상에 없는 물건까지 만들어내는 이가 있어 화제다.

인기 애니메이션 속 등장인물의 정밀한 피규어부터 숨막히는 뒤태를 가진 웰시코기 마우스, 눈물 흘리는 래퍼 쌈디의 모습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쌈디 정수기'까지. 대상과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3D 프린터 장인'으로 불리는 이 사람은 바로, 굿즈 제작 전문 크리에이터 '딱지(DDAKG)'다. 딱지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공작 콘텐츠로 유튜브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놀라운 솜씨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희귀템'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담아내는 그의 영상들은 공개하는 족족 큰 화제가 되고 있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문을 연 딱지의 채널은 2021년 7월부터 입소문을 타고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7월 당시 1만여 명에 불과하던 구독자 수가 그해 12월 10만 명을 돌파했고, 이후 6개월 만에 10만 명을 추가로 확보하며 구독자 2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독자 수는 28만 명, 60여 개에 불과한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3300만 회에 이른다. 채널의 대표 영상 '쌈디 정수기 만들기', '무한열차 디오라마 만들기', '오징어게임 알람시계 피규어 만들기' 등은 모두 300만 회가 넘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딱지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괴짜스럽지만 유쾌한 그의 작품 세계"를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그가 선보이는 굿즈들은 독특하고 창의적이다 못해 다소 기괴하기까지 하다는 평을 받으며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래퍼 염따의 노천 목욕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염따 가습기'를 시작으로 드라마를 보며 오열하는 래퍼 쌈디의 모습을 본뜬 '쌈디 정수기', 턱으로 각종 물건을 부수는 개그맨 조진세를 재현한 '조진세 턱압프레스'까지. 광기 어리지만, 유머 코드 가득한 작품들을 접한 구독자들은 "이게 바로 진정한 현대 미술"이라고 말하며 "딱지는 천재 예술가"라고 입을 모은다.

미술부터 공학까지 아우르는 그의 '미친 재능'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영상 속 그는 3D 이미지 모델링, 프린팅, 후가공, 채색, 전기장치 조립 등 굿즈를 만드는 전 과정에서 능숙하고 프로다운 모습을 보인다. 정교하고 뛰어난 솜씨로 구독자들 사이에서 '금손 유튜버'로 통하는 그는 '쓸데없이 고퀄리티'인 역대급 굿즈들을 만들어내며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적당히 진지하면서 '병맛'스러운 B급 감성의 영상 편집은 또 다른 매력으로 통한다.

영화 같은 뛰어난 영상미와 감각적 배경음악이 돋보이는 영상에 시답잖은 말장난으로 가득한 나레이션을 덧입히는 그는 구독자들을 "저항 없이 빵 터지게", "영상 보는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게" 만든다. A급 영상 곳곳에 자리 잡은 B급 병맛의 짜릿함은 꽤 중독적이어서 그의 영상을 자꾸만 찾아보게 된다.

"진짜 떡상할 유튜버"이자 "100만 구독자는 마땅히 거느려야 할 유튜버"로 인정받고 있는 딱지. 국내 최고의 3D 프린터 굿즈 제작 유튜버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엉뚱하고 유쾌한 발상으로 상식의 틀을 깨는 독보적인 작품들을 선보일지, 앞으로의 활동에도 거는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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