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현대차 퇴사후 `겁없는 도전`… "우리만의 에어택시 기대하세요"

입력: 2023-02-26 13:37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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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M 기체개발 스타트업 '플라나' 대표 김재형
부산 2023 드론쇼… 창업 1년반 만에 축소 실물기체 내놔
6인승 中·日까지 비행거리… 1000억 목표 투자유치 나서

[오늘의 DT인] 현대차 퇴사후 `겁없는 도전`… "우리만의 에어택시 기대하세요"

김재형 플라나 대표가 진 항공 모빌리티(AAM)의 5분의 1 축소 기체 형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플라나 제공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만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전략이 있었습니다. 반드시 안전하고 효율적인 비행체를 세상에 내 놓겠습니다." 일명 '에어택시'로 불리는 선진 항공 모빌리티(AAM)의 기체 개발 스타트업 '플라나'의 김재형 대표는 다음날 5분의1 축소 기체의 시험 비행을 앞두고 한껏 고무됐다. 그는 몸 담고 있던 현대자동차에서 박차고 나와 스타트업을 설립한 지 1년 반 만에 첫 실물을 보여주며 '에어택시' 시대가 한층 가까워졌음을 자부했다.

김 대표는 지난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드론쇼 코리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크기에 관계없이 하나의 융합된 '제품'을 구현했다는 것에 매우 뿌듯하다"며 "새로운 형상의 항공기 개발에 있어 축소기 개발은 필수 과정으로 중요한 스텝을 성공적으로 밟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부산 벡스코 플라나 부스에 전시된 선진 항공 모빌리티(AAM)의 5분의 1 축소 기체. 플라나 제공

김 대표는 "항공우주공학의 꿈이 있었고 유학길을 밟았다. 이후 현대차에 입사해 자동차를 개발하다가 UAM 사업팀을 만들어 사업부까지 구축한 이후 2020년 퇴사했다"며 "이런 경험과 배경이 플라나 창업에 큰 밑거름이 됐다. 세부적인 기술 이해도와 사업적인 전략, 철학을 담아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만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전략이 있었다"면서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데에는 크고 작은 실패와 시행착오도 있기에 남다른 각오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는 성공을 위한 기초 요소를 갖춰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의 이런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온다. 그는 일본 나고야대 항공우주공학 학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항공우주학 석사·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대차에서 UAM 기체개발팀장을 지낸 이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플라나는 2021년 7월 출범한 이후 이번 드론쇼에서 AAM 항공기의 5분의1 축소 기체를 처음 공개했으며, 다음달 경기 이천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첫 시험 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AAM은 도심 내 운항을 목표로 하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주요 지역을 오가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UAM의 경우 친환경·저소음을 위해 전기 모터를 기반으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하지만 근거리 운항에 제한되고, RAM은 수직이착륙 대신 일반 항공기에 비해 짧은 50m 수준의 활주로 비행을 통해 비행거리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플라나는 이 둘을 포괄하는 비행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에어택시 시대가 열리기 위해 기술 개발, 규제 완화뿐 아니라 사회적인 수용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드론쇼에서 얻은 성과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 '에어택시'의 이미지를 한층 구체화시킨 점을 빼놓지 않았다.

김재형 플라나 대표가 선진 항공 모빌리티(AAM)의 5분의 1 축소 기체 형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플라나 제공

그는 "도심 내 에어택시가 자유롭게 오가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사회적인 수용성이 갖춰져야 한다"며 "머리 위에 수백대의 비행체가 떠다니는 것이 불편하지 않아야 하고, 드론으로 피자를 받는 시대가 같이 와야 한다. 규제 해결과 함께 시민들의 수용성이 만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 부스에는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엄마와 손을 잡고 온 많은 어린이들도 방문했다. 이들 한명 한명이 긍정적인 인상을 갖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이미지·영상 등으로만 전하던 것을 실물로 보여줬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현재 개발 중인 기체는 파일럿을 포함해 최대 7명 탑승이 가능하고, 전기 모터와 터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비행 거리 500㎞, 최고 속도 시속 3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서울~제주, 서울~중국 옌타이, 서울~후쿠오카 등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중동의 도하~두바이·아부다비, 미국·유럽의 주요 도시를 오갈 수 있는 거리다. 플라나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전역의 고객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재형(왼쪽부터) 플라나 대표, 안민영 플라나 전략담당 부대표(CSO), 이진모 플라나 제품담당 부대표(CPO)가 선진 항공 모빌리티(AAM)의 5분이 1 축소 기체 형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플라나 제공

김 대표는 연 1000대의 생산 기반을 갖춘다는 목표다. 그는 "항공기 판매는 물론 유지·보수를 통해서도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가장 큰 시장은 여객·운송이고, 물류 운송도 초기에는 큰 시장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항공 기반의 여객 물류는 비용 효율화를 위해 꽉 차야만 뜰 수 있다는 점에서, (수시로 움직일 수 있는)AAM이 대안이 될 것"이라며 "이 외에 에어 앰뷸런스, 정찰용 등 특수 목적 시장에서도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이러한 계획 실현은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플라나는 작년 10월까지 시드 투자·프리 시리즈A 등을 통해 140억원을 투자 받았으며, 오는 3~6월에는 1000억원을 목표로 시리즈A(첫 번째 기관투자) 투자 유치에 나선다. 국내 스타트업 중 시리즈A 단일 단계에서 1000억원을 모집한 곳은 최근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포티투닷 정도로 손에 꼽힌다.

김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지역에서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5~10개의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5분의1 축소기를 보여주는 등 실체가 있는 만큼 1000억원 투자 유치를 자신한다. 2026년엔 미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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