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연의 월스트리트 나우] 전세계 스타트업의 꿈, 우버](http://contents.dt.co.kr/images/202302/2023021702109963060001[1].jpg "[신하연의 월스트리트 나우] 전세계 스타트업의 꿈, 우버")
우버 테크놀로지스(UBER TECHNOLOGIES, INCORPORATED.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티커명 UBER)는 그야말로 '스타트업의 신화'입니다. 한국에선 이용할 수 없지만, 해외 여행 가서 우버를 한번이라도 안타 보신 분은 별로 없겠죠?
우버는 지난 2009년 차량과 승객을 중계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해 가파르게 성장해왔습니다. 뉴욕 증시 상장 직전인 2019년 4월 기업가치는 114조원으로 평가 받았는데요, 당시 미국 3대 완성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높은 금액이었다고 하네요. 아직까지도 스타트업 대표 인터뷰에서 "제2의 우버가 되겠다"는 포부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걸 보면 대단하긴 합니다.
우버는 성장주에게 특히 잔혹했던 지난 한 해 동안 44% 가량 급락했습니다. 15일(현지시간) 주가 36.23달러는 뉴욕거래소 상장 당시(2019년 5월) 41.57달러보다도 20% 가량 낮은 상태입니다. 2021년 한때 60달러를 상회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기대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실적도, 미래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지난 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 24달러선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달 들어 36달러선으로 치솟았습니다.
4분기 매출액은 8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9% 늘었고, EPS는 주당 29센트에 달했는데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매출 84억9000만달러와 주당 18센트 손실을 크게 상회하는 성적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활성화 고객수(MAPCs)도 1억31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구요.
우버의 주력사업은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뉩니다. △승차공유 서비스인 모빌리티 사업과 △음식배달 서비스(우버이츠)인 딜리버리, △화물운송중개 서비스 프레이트 등입니다. 특히 4분기엔 모빌리티 부문의 총거래액과 순매출액이 각각 148억9000만달러(31%), 41억3000만달러(82%) 성장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코로나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외부 활동이 정상화 됐기 때문인데요,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운전을 꺼리는 현상이 점점 심화되는 걸 보면 모빌리티 사업은 장기적으로도 전망이 있어 보입니다. 운전자는 줄고 수요는 그만큼 더 많아진단 의미니까요.
딜리버리 부문도 광고 수입 증가와 네트워크 효율성 개선 등에 힘입어 총거래액이 143억달러로 6% 늘었습니다. 다만 코로나 당시 수익을 지탱해줬던 화물 부문의 경우 전반적인 운임이 하락하면서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800만달러 손실을 냈습니다.
월가에선 일제히 매수 추천 리포트를 내며 목표주가를 올려잡는 분위깁니다. 최근 JP모건은 우버를 최선호 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또 "미국에서 차량 공유 수요는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완전한 회복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목표주가도 48달러에서 50달러로 조정했습니다. 이 외에도 △웰스파고(46→53달러) △UBS(38→48달러) △도이체방크(40→42달러) △미즈호 (46→50달러) △오펜하이머(45→55달러) △레이몬드(38→41달러) △골드만삭스(45→47달러) △시티그룹(48→55달러) 등이 일제히 목표가를 상향했고요.
당장 4분기 실적이 좋아서라기보다는,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인데요, 기존 차량공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우버가 다른 부문에서도 선방하면서 모빌리티 업계 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차량공유 경쟁사인 리프트의 경우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지난 9일 장마감 후 시간외 거래서 30% 이상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4분기 순손실액은 58억8100만달러로 1년 전의 두 배가 됐습니다.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 도어대시도 하향세에 접어든지 오랩니다.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RBC) 캐피털 마켓츠는 지난해 12월 "도어대시를 통한 배달 주문 성장 감소세가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의 변수'로 부상했다"면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낮췄습니다. 브래드 에릭슨 RBC 연구원은 대신 우버가 해당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우버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리프트와 경쟁하던 차량공유 시장에서도, 도어대시의 성장세로 긴장했던 음식배달 시장에서도 결국 우버가 승기를 잡은 셈이죠.
우버가 제시한 올 1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긍정적입니다. 우버가 제시한대로 총 거래액 310억~320억달러를 기록할 경우 전년 대비 20~24%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요, 조정 EBITDA는 6억6000만~7억달러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미래 성장 가능성입니다. 지난해부터 빅테크를 중심으로 IT계열 업체는 대부분 인원 감축에 여념이 없는데 우버는 감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올해 서비스를 다양하게 확장할 예정인데요, 모빌리티 부문에서 우버 트래블 서비스 확장, 카셰어 서비스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버 트래블은 우버 앱을 통해 호텔, 항공, 레스토랑 예약 등을 제공하며 전 세계 1만개 이상 도시에서 서비스 중입니다. 카셰어의 경우 호주 차량공유 업체인 카넥스트도어(Car Next Door) 인수를 발판으로 호주에서 서비스를 확장하게 되고요. 딜리버리 부문에선 미국 내 식료품점 및 영국의 퀵 커머스 플랫폼 고퍼프와 신규 파트너십을 체결, 배송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화물 부문에서도 볼보 자율주행 솔루션(V.A.S.)과의 제휴를 통해 우버 화물 네트워크에 볼보의 자율주행 운송 솔루션을 활용키로 하면서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오라클, 구글과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체 데이터 센터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 계획도 밝혔는데요, 이에 따른 비용절감도 기대됩니다. 현재 우버 정보통신기술(IT)의 95% 이상이 자체 데이터 센터에 있는데, 클라우드 공급자를 사용하면 하드웨어 공급망에 대한 회사 의존도를 줄이고 비용을 훨씬 절감할 수 있다고 하네요.
최근 글로벌 애널리스트 40명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47.55달러로, 현 주가와의 차이는 31.24%입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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