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합산 영업익 4조 넘지만
인프라 투자·요금제 다양화 외면
인프라 투자·요금제 다양화 외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합계액이 2021년에 이어 연속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G 가입자수는 2805만9343명을 기록했고, 올해 3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 3사 모두 5G 비중이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절반이 넘었다.
이 가운데 이들 기업이 과점의 혜택을 누리면서 사실상 담합으로 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 요금제를 내놓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동통신 업계는 5G 요금제가 지나치게 빈약하다는 지적에 지난해 7~8월 연이어 24~31GB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월 5만9000~월 6만1000원의 24GB~31GB에 치우쳤다. 그러자 이용자들 사이에서 40~100GB 구간 요금제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통신사들이 출혈 경쟁을 지양하면서 마케팅비가 줄어들어 요금제 인하 여력이 충분함에도 '골디락스' 환경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요금제를 세분화하고 요금제 월 한도를 유연하게 설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통신 업계의 미진한 5G망 투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2018년 이동통신 업계에 3.5㎓ 대역과 함께 28㎓ 대역에서 5G 주파수를 할당했다. 그런데 통신사들은 전국망 설치가 쉽고 가성비가 높은 3.5㎓ 대역은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당장 킬러 서비스가 부족하고 투자부담이 큰 28㎓ 대역 투자는 뒷전으로 미뤘다. 결과적으로 주파수 할당 당시 정부가 요구한 사업자별 기지국 1만5000국 구축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초유의 주파수 할당 취소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제4 이동통신사업자를 선정해 현재의 경쟁구도를 깨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통신 업계를 두고 "카르텔", "과점 해소" 등을 거론한 것을 봤을 때 대통령도 제4 이통사 선정에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과기정통부는 3사 구도로 굳어진 시장에 다양한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5G 이동통신 28㎓ 대역 신규 사업자 진입을 위해 주파수 공급, 망 구축, 세액공제,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 서비스 운영까지 전폭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동통신 업계는 네번째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통신망 투자보다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과열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자칫 경영난으로 퇴출될 경우 2000년 구조조정 당시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나인기자 silk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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