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반장의 정치네컷] 사법회생 곽상도·윤미향…한동훈 "끝까지 수사"

입력: 2023-02-15 15:28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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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회생 곽상도·윤미향

[위]화천대유로부터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지난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아래] 윤미향 의원이 10일 서부지법에서 '정의연 후원금 횡령'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 상당을 받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운영과 관련해 횡령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도 1심에서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곽 전 의원과 윤 의원에 대한 수사를 보강한 뒤 항소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곽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50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21년 4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실질적 퇴직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뇌물이라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재판부는 "곽상도 피고인의 아들 곽병채에게 화천대유가 지급한 50억원은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고 인정했으나 "50억원이 알선과 연결되거나 무엇인가의 대가로 건넨 돈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무혐의 판단했다.

정의연 재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윤 의원도 의혹의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 받고, 유죄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지난 11일 윤 의원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윤 의원에게 제기된 정의연 운영 등과 관련해 보조금관리법 및 지방재정법 위반, 사기, 기부금품법위반, 업무상횡령, 준사기, 업무상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이로써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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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끝까지 제대로 수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와 검찰은 곽 전 의원과 윤 의원의 혐의에 재판부가 대부분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 불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3일 곽 전 의원의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또 윤 의원 1심 판결에 대해서도 "피고인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균형을 잃은 것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직접 곽 전 의원과 윤 의원 사건에 대해 "반드시 공권력 동원해서 정의로운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곽상도·윤미향 사건 판결이 국민 법 감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 사건은 새로운 검찰에서 끝까지 제대로 수사해서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그 두 사건 제대로 밝혀내지 않고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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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지시?'…제주 앞에 무릎꿇은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태영호 의원이 지난 13일 제주지역 합동연설회 참석을 계기로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추모비에 참배하고 있다. 태 의원은 '제주 4·3 사건'에 대해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태영호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태영호 의원이 '제주 4·3사건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는 주장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태 의원은 4·3사건의 장본인인 북한 김씨 정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4·3사건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취지로 4·3 평화공원을 찾아 추모비에 참배까지 했으나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태 의원은 지난 12일 4.3 평화공원에서 "제주 4.3 사건은 명백히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주장했고, 이틀 뒤인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 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태 의원은 15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김일성 지시설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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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앞에 무릎꿇은 빌리 브란트 오마주…닿지 않은 진심?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앞에서 무릎꿇고 사죄하고 있다.

태 의원이 4·3 평화공원 추모비에서 무릎을 꿇은 사진은 흡사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 옛 유대인 게토의 저항 투사 추모지 앞에서 무릎 꿇고 있는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수상을 떠올리게 한다.

브란트 전 총리는 나치 과거사 반성의 의미로 폴란드 투사 추모지 앞에서 무릎을 꿇어 국제적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태 의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북한의 만행으로 일어난 4·3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는 뜻을 담아 참배를 했으나 여론은 더욱 냉랭해지는 분위기다. 야당은 태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민주당의 위성곤·송재호·김한규 의원은 이날 국회에 태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며 "태 의원 역사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2003년에 나온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 '군경에 의해 양민이 희생된 사건'으로 규정된 것을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도 명예회복을 약속한 4·3사건인데 태 의원은 사과 없이 잘못된 주장을 반복하고 희생자를 모독하고 있다"며 태 의원의 징계와 최고위원 후보직 사퇴, 의원직 사퇴 등을 요구했다.김미경·김세희·한기호·권준영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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