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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남탓 자격없는 與… 윤핵관-이핵관 공생 정치공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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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탄핵에 "민주당 의회주의 파괴"라는 與
대의제 핵심 '선거' 유린 놔두고 비판자격 있나
'법·원칙' 尹 신뢰 깎여…"전대개입" 여론 7할
尹-反尹 양자택일 강요 전가보도삼는 핵관들
"反尹" 남발 덕에 이준석계 재등판…소음 정치
[한기호의 정치박박] 남탓 자격없는 與… 윤핵관-이핵관 공생 정치공해까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소위 '이준석계'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 2월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경기도의원),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국회의원), 천하람 당대표 후보(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전 청년최고위원).<연합뉴스>

거야(巨野)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첫 국무위원 탄핵소추를 '수적 우위'를 앞세워 강행했다. 핼러윈 인파 압사 참사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위법 혐의가 포착된 건 없으나 밀어붙였다. '하지 말라'고 쓰여있지만 않으면 불문율과 협치 개념을 상실한 기계적 정치를 재확인했다. 탄핵소추 이튿날(9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을 의회주의 파괴정당으로 국민께 고발한다"며 제21대 전반기부터 민주당의 상임위원장단 독식, '검수완박' 등 입법독주 강행사(史)를 읊었다.

하지만 여당의 야당을 향한 '의회주의 파괴' 성토가 어째선지 와닿지 않았다. 일단, 대의민주제를 택했으되 다수결로 선출된 권력이 민의(民意)를 헤아리지 않고 정치세력으로서 유불리 따라 전횡하는 건 분명 폐해겠다. 최근 SBS 의뢰 넥스트리서치 전화면접 여론조사(지난 6~7일·전국 성인 최종 1005명·표본오차 ±3.1%포인트·앞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상민 장관 탄핵 추진 반대(48.2%)가 찬성(40.4%)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고, 대통령 국정지지도(34.1%)와 격차도 상당하다. 대의제로 '선출된 권력'으로서 민주당이 민의를 역행했다는 비판은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여당의 태도다. 대의민주제에서의 '권력 선출 과정', 즉 선거를 유린하며 반성없는 모습 때문이다. 3·8 전당대회는 윤심(尹心) 주자의 경쟁자들만을 향한 실세 그룹의 '반윤(反尹) 몰이'가 상수(常數)로 자리잡아버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익명 발언을 거듭하며 정당인을 하급자 취급하고, '출마의 자유'를 좀먹었다. 급기야 대통령이 "방해꾼", "적(敵)"을 지목했단 전언(傳言) 정치가 횡행했다. 정무수석이 특정 후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 발언에 대한 검열·압박을 그치지 않았다. "반윤은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란 흉흉한 말까지 부끄러운줄 모르고 나돌았다.

SBS-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긍정평가층은 직전 조사(지난해 12월 30~31일) 대비 2.7%포인트 줄었고, 국정 지지사유로 '법과 원칙에 따른 국정 운영'은 여전히 1순위지만 51.2%에서 36.9%로 급락했다. 10일 발표된 뉴스토마토 의뢰 미디어토마토 전화ARS 여론조사(지난 6~8일·최종 1031명·오차범위 ±3.1%포인트)에선 윤 대통령이 전대에 '개입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70.4%라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여당 지지층조차 40.1%가 '개입'으로, 11.7%만이 '불개입'으로 봤다. 국정지지는 일주일새 4.0%포인트 하락한 34.0%에 그치고, 여당은 민주당에 확고한 선두를 허용했다. 리얼미터 정례조사에선 당정 지지율 파이가 줄자 윤심주자가 약진하는 아이러니까지 보였다.

[한기호의 정치박박] 남탓 자격없는 與… 윤핵관-이핵관 공생 정치공해까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8일 오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후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이상민 탄핵안 가결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제1야당이 나날이 대여(對與) 전멸전 치르듯해도 나타나는 추세다. 당정을 향한 '신뢰'가 깎여나가는 탓이다. 시점상 전대 개입 논란과 떼어놓고 보기도 어렵다. 지난 2021년 11월5일 갓 선출된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은 이렇게 말했었다. "'사회가 공정과 상식에 입각해서 돌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 그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사회의 성장과 번영을 이루는 토대가 된다"고. 주체 못하는 현재권력을 비춰보면 새삼스러운 얘기다. 일차적으론 대통령 주변의 보좌기능이 온전치 못한 탓으로 보고 싶다. 그 편이 대통령에게 차라리 나을 것이다.

일례로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대통령의 '당무 불개입 발언' 번복 논란을 '당비 월 300만원 내는 1호 당원' 입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무마하려 했다. 전국민이 참여한 선출직 공직자 겸, 전직 대통령을 총선 공천개입 혐의로 단죄한 당사자에게 도움되는 해명일까. 저출산고령사회위 민간위원 간사, 무보수 명예직 대사를 쥐어준 정당인에게 "공직의 무게"를 앞세워 익명 관료들이 꾸짖던 모습과도 생경하다. 가장 광범위한 잘못은 스스로 실체화한 '윤핵관' 정치인들에게 있다고 본다. 지난 전대에서 '이준석 대항마'로 친윤(親尹) 지지층의 지지가 가장 높던 나경원 전 의원을 장제원 의원은 "반윤 우두머리"로 낙인찍었다. 측근 초선들이 주도한 50인 연판장 '집단린치' 논란에 책임지지 않았다. 불출마 압박을 관철한 뒤엔 "비온 뒤 땅이 굳는다"며 회유를 시도했다. 김기현 후보에 대해선 "대통령과 일체화"한 인물로 추켜세웠고, 안철수 후보가 윤핵관 지휘자로 꼬집자 "유능한 군주 앞에 간신이 어떻게 있겠냐"고 대통령을 방패 삼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으로 몰며 진보진영에 편승해 탄핵시킨 6년 뒤에 웬 "유능한 군주" 자랑인지. 뒤늦게 '윤핵관은 이준석 전 당대표가 지어낸 표현'이라며 특정 후보 공격에 매달리는 이들은 어떤가. 당사자가 하지도 않은 "진윤" "안윤연대" 워딩을 빌미로 분란조장자로 모는데, 자신들의 워딩은 주워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되길 원하는데 개인적 욕심이 없는 사람은 모두 윤핵관", "나는 윤핵관인 걸 자랑스러워하는…", 김은혜 전 경기도지사 후보(현 홍보수석)를 띄운 "윤핵관 중 윤핵관"은 누구 작품이었나. 이들 세력이 매번 타겟만 바꿔 '대통령이냐 반윤이냐' 양자택일을 당심(黨心)에 강요하기 바쁘니, 역풍에 지붕 날아가는줄도 모른다.
[한기호의 정치박박] 남탓 자격없는 與… 윤핵관-이핵관 공생 정치공해까지
10일 공표된 뉴스토마토 의뢰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중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여부' 응답 결과 그래프와 통계표.<뉴스토마토 제공>

한편 '윤핵관이 실체 없는 말'이란 주장은 원래 옳았을 수는 있다. 윤핵관은 당초 2021년 11월25일 TBS 저녁라디오 진행자와, 출연자인 '나국대 1기 출신' 대변인 입을 통해 매스컴을 탔다. 일부 보도에 '윤석열 대선후보 측 핵심관계자'로 등장한 익명자들이 이준석 당시 대표를 겨눴다며 문제삼는 취지였다. 사실상 이준석계에서 출발했다. 이 전 대표도 MB정부 시절 '청(청와대)핵관'에서 착안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는데, 유행엔 적극적이었다. 그는 새로운보수당 시절 '황(황교안)핵관'이 자유한국당과 합당을 방해한다는 주장도 했었다.

희한한 건 이 전 대표 측이 딱히 윤핵관을 콕 집어 정리해달라거나, 스스로 문제삼으며 확산시킨 기사들의 '익명 발언자 색출'을 촉구한 사례가 드물었단 점이다. 색출은커녕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라고 말을 돌리기도 했다. 이후 친박·친이·진박 등과도 이질적인 어감의 '윤핵관'이 날마다 윤 대통령 주변을 향했고, 이 전 대표와 조금이라도 마찰음을 낸 누구든 사실상 '멸칭'으로 윤핵관이라 불리며 온라인 팬덤의 표적이 됐었다. 대선이 끝날 때까지, 대선 승리로 집권한 이후로도 윤핵관은 여권 혼란상에 늘 따라붙는 말이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입당 전부터 거듭해온 품평정치, 세대포위론을 앞세운 대선후보와 힘싸움, '윤안 단일화' 성사 직전까지 무용론을 펴는 벼랑끝 전술이 맞물려서도 진영 내 반감을 키웠다. 친윤계가 강성보수 유튜브의 성접대 의혹 제기, 시민단체의 징계청구를 끄집어내 초유의 당대표 징계와 지도부 조기해산을 밀어붙인 배경으로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또 당원권 정지 상태로 비대위 출범을 막으려 벌인 두차례 가처분 소송전과 개고기 폭로까지, 집권세력 전체와 자신을 놓고 양자택일을 강요하듯 했다.

그러던 그에게 재기 명분을 준 건 윤핵관들이다. 비대위를 지지하던 친윤 주자에까지 윤핵관들이 반윤 딱지를 남발하니 진짜 민폐의 경계가 흐려졌다. 덕분(?)에 '이준석계' 전대 후보들을 출격시켰는데, 당락을 떠나 당내 원심력을 키우는 데 올인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음주운전 2회 적발 전력자가 개혁후보로 편입되자 옛 2030 팬덤은 원망서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고, '천하람 당대표 후보를 찍어 자유로운 정치발언을 지키자'며 4글자로 함축한 홍보물은 '입에 담기도 민망해서' 실패한 노이즈마케팅이 됐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윤핵관과 이핵관 진영은 서로에게서 명분을 찾으며 폭주 중이다. 적대적 공생이 만드는 정치 공해에 애꿎은 유권자들의 눈과 귀만 괴로워진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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