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한기호의 정치박박] 손님 쫓는 어물전같은 全大… 투표율 낮아야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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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대통령이 (당대표) 임명하면 될 일"
3달 걸러 안철수-조경태 같은 말…親尹 과속 결과
나경원 축출, 집단린치 등 폐쇄성·모순연발
꼴뚜기·낙지 연상 구호다툼, 無비전…어물전인가
확장성 등져도 당원 응징보단 투표포기 많을 듯
[한기호의 정치박박] 손님 쫓는 어물전같은 全大… 투표율 낮아야 호재?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이 지난 1월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3·8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도를 넘는 경쟁과 분열을 중단할 것'을 당내 후보들에게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런 논리라면 대의원만 투표해도 되고 더 줄인다면 국회의원들만 투표해도 된다. 극단적으로는 그냥 (당대표를) 대통령이 임명하면 될 일 아니겠나", "중도층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실패한 전당대회일 수밖에 없다", "유불리를 계산하지 말고 국민과 당원 앞에 당당한 경선을 치러야 한다".

지난해 10월20일 국민의힘 당권주자 안철수 의원이 페이스북에 써 낸 주장이다. 친윤(親윤석열)계 주도로 당대표 경선 룰이 기존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에서 90%(여론 10%), 100%로까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 초기에 나온 반응이다.

이때만 해도, 당심(黨心) 100% 경선을 '대통령 임명'과 연결짓는 안철수 의원이 과민반응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석달 뒤를 내다 본 격이 됐다. 윤심(尹心) 깃발 아래 이익집단화한 친윤계의 과속운전이 안 의원의 비약을 앞질러버린 탓이다. 지난해 11월~12월중 윤석열 대통령이 당권주자 중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의 김기현 의원과만 두차례 관저 만찬을 가진 사실이 흘러나왔다. 당 지도부는 공론화조차 없던 결선투표제를 당심 100% 룰에 기습적으로 끼워넣은 당헌개정안을 번갯불에 콩 볶듯 처리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준석 지도부 해산' 전후로 당심 우위로 평가받던 나경원 전 의원을 사실상 대통령실, 원내 친윤이 합세해 '장애물 치우듯'했다. 전당대회 주관자인 비대위의 방조도 한몫 했다.

애초 저출산·고령화문제 컨트롤타워로 '집행기구처럼 일하라'더니 정부측 대안도 없이 정책 발안을 정체성 시빗거리 삼았다. 당에선 옛 탈당파·무소속 출마 전력자들이 중심이 돼 "장관급 2자리", "퍼스트 클래스", "반윤 우두머리" "배신자" 날조 공세가 뒤따랐다. 대통령 권위 뒤에 숨어 '불경죄'를 묻는 역설도 노출했다. "집단린치, 공천 공포" 비판을 자초한 초선 연판장엔 전대 선거관리위원이던 두 의원이 연명했다가 위원직만 내려놨다. 지난 17~18일 50명까지 참여자가 늘 때마다 명단을 배포하던 의원실 측 인사가 24일 김기현 캠프의 '연포탕 오찬 간담회' 수행인사로 등장했다. 연판장 회람 일주일 뒤에야 '내용이 너무 거칠었다, 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뒷말이 나온들 돌이킬 수 없는 괴이한 광경들이다.

'연포탕'은 김 의원이 연대·포용·탕평의 준말로서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철새' 정치인은 안 된다며, '금수저 위선'이라 공격받는 누군가를 겨눈 듯 '흙수저 대표론'까지 이어붙였으니 취지가 무색하다. 애초 '김장연대' 꼬리표를 떼기 위한 표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철수 캠프는 "말장난"이라더니 "진흙탕" 됐다고 꼬집기 바쁘다. 꼴뚜기, 낙지 등 김장김치·연포탕 재료만 생각나니 '어물전 전대'가 됐나 싶다. 윤심에 정책논쟁도 가려진 지 오래다. 윤석열 정부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뒷받침, 총선승리 구상 등은 구체성 없는 당위론에 그쳐있다. "'여성군사기본훈련' 도입을 위한 1호 법안"을 전제로 여성 민방위 훈련법을 '발의 예고'하는 부자연스러움과, 젠더 갈라치기 시비로의 회귀는 소음 유발에 가깝다.

지난 25일 나 전 의원이 장고 끝에 "영원한 당원"을 선언, 당권 도전을 접고 와신상담에 들어간 이후가 심상치 않다.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설 연휴도 잊은 채 연일 상대후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언론을 탔다. 상대 후보를 비판하는 '연판장'도 돈다"면서 당내 분열상을 비판했다. 취재진을 만나서는 초선 연판장이 회견 배경이라고 밝혔다. "경쟁력 높은 후보가 빠지면 별 재미가 없다. 전대 흥행 실패 가능성이 높다", "당원들을 만나보면 '전대가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우려한다", "특정 후보를 위한 전대로 흘러가는 느낌을 준다", "그런 전대라면 그냥 (당대표를) 지명하는 게 낫지 않나". 민주당 소속이었을 땐 '친문(親문재인) 패권주의'와 정면으로 각을 세운 그의 직설 비판이다.결선투표 도입 영향인 듯 후보등록 전부터 3자(김기현·나경원·안철수)대결, 이젠 양자(김기현·안철수)대결을 상정한 여론조사와 유불리에 천착하는 언론 보도 경향에도 조경태 의원은 쓴소리를 했다. 다양한 후보의 정책·비전 보도에 주력해달란 것이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성인 1009명 설문한 차기 여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422명)의 40.0%가 김 의원, 33.9%는 안 의원을 꼽아 다자대결에서도 양강이 됐다. 직전 조사(지난 16~17일)대비 김 의원은 0.3%포인트 내린 반면, 25.3%를 차지했던 나 전 의원의 불출마 뒤 안 의원은 16.7%포인트 약진했다. 경마식 중계가 가열될 수밖에 없겠다.

[한기호의 정치박박] 손님 쫓는 어물전같은 全大… 투표율 낮아야 호재?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윤심 후보'로 불리는 김기현(왼쪽부터) 의원과 '수도권 연대'로 대척점에 서 있는 안철수 의원.<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그러나 국민의힘의 폐쇄성은 한층 심화할 것이고, 여론조사 추세 변화가 당원 100% 경선에 그대로 반영되지도 않을 것이다. 혹자는 지난 경선까지 '역선택 방지 룰' 아래 일반국민여론조사로 참여한 비당원 지지층조차 '한국 대표팀 감독 선출에 개입하는 일본국민'으로 비유했다. 당 지지층이 곧 당원은 아닌 현실이다. 나 전 의원 표심이 윤심을 응징하듯 안 의원으로 쏠린 정황도, 걸려 온 여론조사 전화에 답변하는 소극적 참여 결과다. 나 전 의원을 뽑으려 했던 당원이라면, 아예 투표를 불참할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여론조사에선 어떤 후보를 주저앉히려 그 반대자나 최대경쟁자로 쏠리는 전략적 '응징투표'가 잦지만, 당원들은 '선호투표'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지난 대선 경선 과정 등에서 나타난 바 있다.

국가 명운을 좌우할 대통령후보를 뽑을 때와 달리, 이번 전대에서도 투표율이 높으리라고 여기기도 난망하다. 윤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된 지난 2021년 국민의힘 11·5 전대에서 집계된 투표율은 '당원 50 : 여론 50' 비중으로 경선을 치렀음에도 63.89%였다. 책임당원 급증으로 30만명대에서 56만명대로 선거인단이 확대됐음에도 괄목할 만큼 투표율이 높아졌다. 정권교체에 절박하던 보수진영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같은해 앞서 이준석 전 당대표가 뽑힌 6·11 전대는 '2011년 선거인단 시스템 도입 이래 최고 투표율'로 먼저 주목받았으나 45.36%였다. 현재는 정권교체를 이룬 뒤인 데다가, 대통령 지원론이 지배적이고, 비윤계에 이중차단벽을 친 룰 변경, 특정주자 배제로 투표 유인이 약해질 것으로 본다.

당내외 비판은 '가짜보수' 몰이와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은 과거 회귀 조짐으로도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였던 2017년 3월30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선출한 경선 투표율은 18.7%로 최저였고, 같은해 그를 당대표로 뽑은 7·3 전대 투표율은 25.2%였다. 2019년 정치신인으로 등판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대표로 선출한 2019년 2월27일 한국당 전대 투표율도 25.4%로 부진했다. 강경발언·장외투쟁·친박(親박근혜) 이미지 누적으로 지지율 반등을 못 이루고, 공천 잡음까지 겹친 이듬해 미래통합당의 총선 결과는 수도권 궤멸과 참패였다. 윤 대통령이 말해온 '자유'와 접점을 찾기 어렵고, "전체의 이익"을 앞세워 개인의 불출마를 압박한 여당이 확장성 측면에서 개선된 점이 있는지 모르겠다. 전대는커녕 손님 내쫓는 어물전처럼 보일 뿐이다. 당 호감도와 투표율을 더욱 낮춰 득표율을 끌어올리는 큰 그림(?)일까 싶기도 하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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