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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저질막말 대신 국민 살릴 정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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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시론] 저질막말 대신 국민 살릴 정치가 필요하다
해가 바뀌면 무언가 달라지리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게 일반 국민의 삶이다. 그러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북한의 무인기는 서울과 경기도 일원을 휘젓고 다녔다. 우리도 무인기를 북에 보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민주당 대변인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했다.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우리 영공을 침입한 북한에 그런 대응도 하지 말라니 할 말을 잃는다. 전국 곳곳에 북한의 간첩이 활개치고 다니고 지하조직이 구축돼있다는 보도도 우리를 다시 놀라게 한다. 우리의 안보상황은 위중하고 경제는 내리막이다. 그런데도 국회와 정치인들은 그들만의 무대에서 딴전만 피운다.

정치판에는 상대를 모욕하고 멸시하는 말과 행태가 남발한다. 마치 선과 악의 대결처럼 충돌한다. 민주당 의원 12명이 주관한 의원회관 전시회에 윤 대통령 내외를 모욕하고 멸시하고 비하하는 그림을 걸었다가 철거했다. 민주당은 2017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나체사진 전시를 주선한 바 있다. 정치를 진흙탕에 빠뜨리는 작태가 반복되고 있는 게 한심하다. 남의 인격과 명예를 짓밟아도 되는 표현의 자유는 없다. 그런 게 풍자일 수도 없다.

정치는 말이라고 했다. 말싸움이 없을 수 없다. 잘못 말할 수도 있다. 스스로 했던 주장도 바꿀 수 있다. 그럴 때에는 사과하거나 그 이유를 마땅히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그러하지 않는다. 그걸 패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끝내 사과하지 않고 애매한 유감 표명이 고작이었다.

정치인들은 때때로 앞뒤 안 맞는 말을 한다. 국민을 보지 않고 자기편만 보고 듣기 좋은 말만 골라 왜곡된 말을 의도적으로 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런 정치꾼들을 뽑아내는 건 유권자인 국민의 몫이다.

일부 신문과 방송, 언론행세를 하는 언론 아닌 언론이 가짜뉴스와 왜곡된 뉴스를 쏟아낸다. 사실관계 파악에는 관심이 없고, 주장하고 싶은 걸 뉴스로 위장한다. 어떤 사건이나 어떤 문제를 놓고서도 많은 국민은 무조건 지지와 찬성, 무조건 반대로 갈린다. 옳고 그름을 따질 생각을 아예 접는다.


정치인들이 흔히 쓰는 유감(遺憾)도 잘못 쓰이는 대표적 언어다. 유감은 마음에 차지 않아서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있는 느낌이다. 유감이라는 말에는 사과의 뜻은 없다. 그런데도 유감이란 말을 사과를 뜻하는 말로 쓴다. 언어의 오용이고 사과하지 않고도 사과한 것처럼 얼버무리려는 수작이다.
멀쩡한 사람도 정치판에 들어가면 이상해지는 것인가. 범법자들이 부끄러움을 모르고 개선장군처럼 행동한다. 부정과 비리를 수사하면 정치보복, 부정한 돈을 받아도 안 받았다고 우기다가 사실이 드러나면 온갖 변명을 동원하고 "대가성은 없다"는 말로 넘어가려한다.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을 만든 것도 정치인들이었다.

거짓말은 도둑질과 같다.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또는 야당일 때와 여당일 때 하는 말과 행태가 달라진다. 무슨 사건·사고가 나면 일단 정치쟁점화 한다. 사태의 원인을 밝히거나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는 뒷전이다. 그런 조사를 정치인들에게 맡기면 그들이 바라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비는 계속된다. 세월호 조사를 보라. 엄청난 돈을 쓰고 조사에 조사를 거듭거듭 했는데도 어떤 결론이 났는가. 이태원 사태의 조사는 어떨까?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우리는 전진해야한다. 언제 순풍에 돛달고 항해한 적이 있었던가. 가시밭길 해쳐온 게 우리의 역사다. 희망의 불씨는 곳곳에서 살아나고 있다. 창업가와 스타트업의 움직임, 세계의 벽을 넘고 있는 기업, 스포츠와 예술계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우리의 스타들이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렇다.

물꼬는 정치가 터야한다. 하찮은 싸움하지 말고 국민을 단결시키고 국민적 에너지를 부추기는 역할을 정치가 해야 한다. 국민은 국가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고, 국민에게 그걸 요구하는 정치지도자를 찾아내야 한다. 여야에 그런 지도자가 왜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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