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연간 90억∼100억 수준 적자"
대전 1시간 무료·창원 7일 2000원
시민들, 공공복지 취지 역행 불만
대전 1시간 무료·창원 7일 2000원
시민들, 공공복지 취지 역행 불만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오는 5월부터 따릉이 요금이 기존 대비 2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일 1시간권 비용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오르고, 180일권은 현재 1만5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비싸진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을 통해 연간 90억~1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감축하고, 자전거 추가 도입, 대여소·거치대 설치 확대 등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연간 따릉이 적자는 △2019년 90억원 △2020년 99억원 △2021년 103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시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관련 수입이 29%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수립한 서울시내 자전거 1시간 생활권 구축 계획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시는 2026년까지 자전거도로 194.42㎞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따릉이 관련 사업에는 모두 세금이 사용됐지만, 따릉이를 사용하지 않는 시민들에게도 부담이 가중된다고 판단해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라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정책 비용을 이용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도입 당시 시는 저비용·고효율 교통수단으로 대도시의 교통, 환경, 건강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예방적 대안이라며 공공자전거 확대에 따른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운영을 위해 요금수입 이외의 다양한 수익창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따릉이 도입 이후 이용자 증가에 따른 환경 개선, 자전거도로 적극 확충, 관련 표창 수상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작년에는 누적 이용 건수 1억건을 돌파했다며 향후 자전거 도로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매년 운용 자전거 수도 늘려 현재 공공자전거 수는 4만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이용수익 외 다른 수익여건은 마련하지 못했다. 수익을 늘리지 못한 채 인프라 구축·확대에만 집중하면서 매년 적자 폭이 커졌다. 작년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공유자전거에도 광고가 가능해져 수익 증진이 기대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광고 입찰 대상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우수 기업으로 제한한 반면 연간 광고료로 6억원 이상을 책정하면서 2차례의 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광고 입찰 진행 당시 서울시는 '요금 인상 없는 수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 홍보했지만, 광고 가능 업체의 여건과 홍보성을 고려하지 않은 비싼 광고료라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는 광고 관련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광고 입찰을 다시 받는다는 계획이다. 광고가 성사될 경우 요금 인상에 광고 수익까지 더해져 따릉이 관련 수익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요금 인상 추진이 다른 지자체의 공공자전거와 비교해 '교통복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연간 40억원의 운영비가 투입되는 대전광역시 '타슈'의 경우 지난해 오히려 요금을 낮췄다. 기존 1시간 이용요금을 없앴으며, 1시간 내에 반납하고 곧바로 대여가 가능해 사실상 무료 정책을 내놨다. 국내 최초 공공자전거인 창원시 '누비자' 역시 지난 2014년 이후 7일 이용 기준 2000원의 비용을 고수하고 있다.
대전시 공공자전거 관계자는 "기존 운영 기간 동안 인프라 구축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인건비를 제외한 실질적 운영비는 감소하는 추세"라며 "공공자전거 도입 취지가 복지와 환경이었던 만큼 요금 인상보다는 효과적인 운영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역시 지난 2014년 최초 도입 이후 자전거 추가 도입과 새싹 따릉이, QR형 뉴 따릉이 등을 도입하고 완전 무입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여전히 운영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줄이지 못하고 도로 확충과 공격적인 대여소 확대 등으로 이용자 증가에도 오히려 적자폭만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공공자전거 관계자는 "요금 인상 추진은 따릉이를 수익사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시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일각에서 이용하지도 않는 공공자전거에 모두의 세금이 사용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비판도 있어 부득이하게 이용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