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급감에 1·2위 거래소도 순이익 70%↓
위믹스 상폐 논란에 FTX발 후폭풍까지 '시름'
위믹스 상폐 논란에 FTX발 후폭풍까지 '시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올해 유난히 혹독한 '크립토 윈터'를 겪고 있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른 유동성 축소로 가상화폐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마저 싸늘해지는 분위기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1, 2위인 업비트와 빗썸 모두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다. 업비트의 모회사 두나무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1599억8582만원으로 전년동기(5856억원) 대비 72.7% 감소했다. 빗썸도 3분기 순이익이 326억800만원으로 전년 동기(1210억6300만원) 대비 73.1% 줄었다. 국내 가상자산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와 10% 이상 점유하는 빗썸이 이 정도라면 그 뒤를 잇는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경우 사실상 영업적자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대내외 악재가 맞물리면서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와 관련해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5대 거래소로 구성된 가상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의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불복한 위메이드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면서다. 상장폐지 이유는 유통량 위반과 소명 자료의 오류 등이다.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가 이달 2일을 가처분 심리기일로 정한 가운데 가처분 심의가 결정될 때까지 당분간 신경을 곤두세워야하는 상황이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지 않고 거래소 측이 패소한다면 문제는 커진다. 위메이드 측이 주장하고 있는 '상장폐지 기준의 형평성'과 '거래소 담합'이 일정 부분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 여파가 있을 수 있고, 무엇보다 투자자 신뢰를 잃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상폐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지난해에도 있었으나 두 건 모두 법원에서 '거래소 결정을 존중한다'며 가처분을 기각한 전례가 있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규모가 더 크긴하지만 큰 틀에서는 같은 상황인 만큼 기각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대외 리스크도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달 전 세계 3위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한 여파가 업계 곳곳에 아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가상화폐 대부업체 블록파이는 FTX 후폭풍으로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또 다른 대부업체 제네시스 트레이딩도 파산 위험에 놓였다. 제네시스에는 국내 거래소 고팍스의 자체예치 서비스 '고파이' 상품의 자금이 묶여있다. 고파이 자유형·정기형 상품 출금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지연되고 있다.
한편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 라인이 미국에 설립한 가상화폐거래소 '비트프론트'가 3년도 안 돼 폐업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라인 측은 "특정 거래소와 관련한 최근의 이슈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외신에서는 이를 가상화폐 침체기를 극복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거래소 크라켄도 코인 시장 침체로 인한 직원해고 계획을 밝혔다. 크라켄은 코인마켓캡 거래량 기준 글로벌 3위에 해당하는 대형 거래소로, 해고 인원은 글로벌 직원 중 30%에 해당하는 1100명이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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