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제로 코비드'(코로나19 감염자 수 0명 목표) 정책 조기 종료는 어렵고 예정대로 내년 2분기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7일 '중국 제로 코비드 정책의 조기 종료 가능성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달 22일 중국 제2차 공산당대회 폐막 이후 금융시장과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제로 코비드 정책 조기 종료 가능성이 잇달아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 베이징과 상하이 마라톤 등 대규모 체육행사가 허용되고, 지난 11일에는 격리기간과 위험지역 구분단계 축소 등을 포함한 완화된 방역 대책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달 초순 중국·홍콩 주식시장이 일제히 큰 폭 상승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제로 코비드 정책이 기존 전망(내년 2분기 중)보다 이른 시기에 폐지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지난 9월 말 1000명을 밑돌던 일일 신규확진자가 최근 처음으로 3만명을 웃도는 등 감염병이 재확산하고 있다.베이징의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거나 지난달 중순 이후 감염재생산지수 역시 1을 웃돌고 있다.
중국 내 노년층 백신 접종률 정체, 도농 간 의료 격차 등을 고려하면 전면적인 방역 완화는 이른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시진핑 3기 지도부 인선이 완료될 내년 3월 양회 등 주요 정치 일정이 남아있어 중국 정부가 사회적 안정 유지가 중요한 상황에서 모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고서는 "예상보다 이른 제로 코비드 정책 종료는 시진핑 주석의 정책 실패로 해석되면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제로 코비드 정책이 내년 2분기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다만 정치국 상무회의에서 '경제적 영향 최소화'를 언급한 만큼 '정밀방역'으로의 정책 기조 선회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씨티와 노무라 등 주요 투자은행(IB)도 내년 2분기부터 제로 코비드 정책 종료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중국 경기둔화가 지속되겠으나 방역 조치 일부 완화로 투자심리는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