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어렵게 시작한 국정조사인 만큼 국민의힘이 시간 끌기 전술이나 방해 등 정부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면서 "꼬리 자르기가 아닌, 책임자 처벌과 비극적 참사를 막을 재발방지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국정조사에 정쟁과 당리당략은 결코 없어야 하고, 오로지 국민적 의혹을 풀어낼 진상규명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국회가 국민을 위해 할 일이며 유가족 고통 덜어드리는 길임을 함께 명심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여야 합의로 이뤄진 국정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실한 자료 제출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특히 지난 행안부 현안 질의에서 책임 회피성 발언을 늘어놓으며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이번 국정조사를 사실상 민주당의 공으로 돌렸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국민의힘 설득 노력을 기울였고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 닻 올릴 수 있게 됐다"면서 "결국 국민의힘도 158명 희생된 참사 진상 규명에 민심 거스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늦었지만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국회에 주어진 당연한 책무였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며 "유가족의 상처가 깊어지지 않게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정조사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유가족·국민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원내대표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에 대해서도 불신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이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난 뒤 국정조사를 하자고 제안한 부분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특수본의 이태원 참사 수사가 몸통에는 손끝 하나 대지 못한 채 꼬리에만 머물렀다"며 "책임추궁은 일선 실무자에게 집중됐고, 지휘라인과 윗선 수사는 죄다 제자리걸음"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노조 고발로 행정안전부까지 압수수색하면서 정작 피의자인 이상민 장관 집무실은 문도 열지 못했다. 이러니 특수본 수사를 불신하는 것 아니냐"며 "이대로면 참사의 골든타임 뿐 아니라 수사 골든타임도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