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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서 노숙하던 스무 살 청년, `심쿵 자립기`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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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폭행 피해 광주로 도망쳐…택배·공장 일까지 성실하게 감당
경찰 구직 지원으로 새 삶 찾아…"열심히 일해 성공하겠다"
터미널서 노숙하던 스무 살 청년, `심쿵 자립기` 훈훈
[아이클릭아트 제공]

버스 터미널에서 노숙하던 스무 살 청년 A씨가 주변의 도움으로 '희망의 일기'를 써나가고 있다.

A씨가 광주 버스터미널이 있는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에서 떠돌이 생활을 시작한 것은 올해 9월 4일부터였다.

그는 평생 전남 강진의 한 보육원에서 생활했다. 친형이 폭행했다. 무작정 버스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형으로부터 도망치는데는 성공했지만 차가운 현실이 그에게 찾아왔다. 광주에서는 오갈 곳 없는 신세였다.

그는 낯선 땅에 홀로 남겨졌다. 노숙생활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9월 초부터 3주간 떠돌이 생활은 계속됐다.

그 무렵 노숙자가 있다는 인근 편의점 직원의 신고로 A씨는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은 A씨를 광주 남구에 있는 한 쉼터에 연결해줬고, A씨는 자신의 나이에 맞는 서구의 한 청소년 쉼터에 정착해 지내기 시작했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갓난아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간 이후 보육원에서 생활했다. 올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됐지만, A씨가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친형이 자신의 명의로 진 1000만 원 가량의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때리고 빚까지 부담하게 했지만, 그는 형을 처벌하는 건 원치 않았다. 대신 그 빚을 최대한 빨리 갚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A씨는 쉼터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광주에 있는 한 공장에 취직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공장 사정에 의해 실직하고 다시 직장을 찾아야 했다. A씨는 이전에도 택배 일을 하는 등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스스로 빚을 탕감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광주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들은 쉼터 센터장으로부터 그의 사연을 들은 뒤 그를 돕기 위해 나섰다. 서부서 선도심사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지역 마트 대표에게 그를 소개했고, 취지에 동감한 대표가 그를 직접 만나 면접을 본 뒤 채용을 결심했다.

절망의 문턱에 서 있던 스무 살 청년은 주변의 도움 덕에 "열심히 해서 점장까지 되고 싶다"는 꿈도 새로 꾸기 시작했다.

허경 서부경찰서 학교전담팀장은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살려는 아이가 기특해 보였고,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청소년들을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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