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애초에 허술한 설계, 조세정의보단 주식시장 위축 위험이 커…민주당 부자증세 집착하나 피해는 1400만 개미가 본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금투세는 애초에 설계가 허술했다. 조세정의보다는 주식시장을 위축시킬 위험이 크고, 그 피해는 힘없는 개미들이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안대로 금투세 시행은 유예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안 의원은 "2년 전 여야가 금투세 도입에 합의했을 때 과연 한국 주식시장의 미래와 개인투자자의 입장을 얼마나 고민했는지 의문"이라며 "미국·일본·독일 등 주식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나라들은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매력도가 여느 국가와 비할 수 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금융 수준이 우리와 비슷한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은 주식에 대해 거래세만 부과하고 양도소득세는 부과하지 않는다. 1988년 대만 증시가 40% 가까이 폭락했던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주식 양도차익 과세는 심각한 투자 위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구나 지금은 미국의 연준이 빅스텝(기준금리 인상)을 밟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때다. 새로운 과세 방식을 도입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시기"라며 "내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한다면 연말에 매물이 쏟아지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현 세태도 짚었다.
안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부자들에게만 세금을 걷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하지만, 증시가 불안정해지면 최대의 피해를 보는 것은 개미 투자자들이다. 금투세와 상관없는 개미 투자자들이 현행의 금투세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라며 "이밖에도 금투세는 악법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외국인과 기관을 제외하고 1,400만 개인투자자들에게만 과세하겠다는 것은 역차별이다. '개미 독박과세'란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다"며 "6개월마다 원천징수하겠다는 것도 행정편의주의다. 세금을 편하게 걷자고 국민의 기회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인데, 납세자 입장에서는 세금 내는 ATM 취급당하는 것 같은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국회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은 부자 증세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전문가들의 우려와 1400만 개미들의 아우성을 경청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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