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 디지털뉴스부장
![[DT현장] 중국에 "노"라고 말하는 캐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11/2022111702102269607001[1].jpg "[DT현장] 중국에 \"노\"라고 말하는 캐나다")
강단 있는 성격의 소유자 졸리는 캐나다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해 설명하면서 "중국을 국제적 교란 세력으로 규정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정부는 2020년부터 인도·태평양 전략을 조용히 수립해 왔다"며 "한 달 안으로 총체적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도 했다. 기존 중국과의 우호적 정책을 폐기하고 새로운 관계설정을 선언한 셈이다.
요즘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미국의 강력한 대중 압박 속에 캐나다의 대중정책도 관심이 되고 있다. 사실 캐나다와 중국은 그동안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긴밀한 관계는 다양한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 6년 전 캐나다 인구 조사에서 본인을 중국계라 답변한 거주자는 약 176만명에 달했다. 캐나다 인구의 5.1%에 해당하는 규모다. 캐나다 밴쿠버에선 중국인 공동체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밴쿠버 고가 주택 구매자의 70%가 중국인이기도 하다. 양국 관계가 틀어진 것은 2018년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가 결정적이었다. 발끈한 중국은 캐나다인 2명을 체포했다. 대대적인 무역보복 카드도 꺼냈다. 양국간의 무역전쟁 포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당장 캐나다산 카놀라유와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했다. 또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캐나다는 그늘 아래 숨어있던 자국의 현실을 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너무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해왔다는 자각이 일어났다. 반중 여론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중국의 2019년 홍콩 민주화운동 탄압과 신장위구르 수용소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정점을 찍더니 중국이 코로나팬데믹 발생지로 지목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 수순을 밟아왔다.
캐나다는 철저히 미국의 대외정책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미국의 최우방국가다. 미국과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의 일원이다. 영국과 더불어 호주, 뉴질랜드가 이에 속해 있다. 이들 국가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지만 세계 정세를 놓고 미국 중심의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경제와 국방 등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캐나다로선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지만, 대중 압박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캐나다의 태도 돌변에 중국의 반발도 심상찮다. 중국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세계 2강이다. 경제규모 뿐만 아니라 군사, 우주기술, IT 등 모든 영역에서 미국을 거세게 추격 중이다. 2015년 GDP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11조77억 달러로 세계 GDP 총합의 14.84%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18조366억 달러로 세계 GDP 총합의 4분의 1에 가까운 24.32%를 보이면서 압도적인 1위 지위를 누리고 있다. 중국에 비하면 캐나다(1조5500억 달러)는 고작 2.09%에 그친다. 그럼에도 캐나다는 국제사회 핵심 가치에 대해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캐나다의 대중국 압박조치는 현재 진행 중이다. 최근엔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 리튬 사업에 투자 중인 중국 기업 3곳을 대상으로 투자 철회를 명령했다. 캐나다는 세계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적극적으로 중국 퇴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중국 정부가 캐나다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특정 후보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하면서 중국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이 아무리 '다궈펑판(大國風範·대국의 품격)'을 외쳐도 공허한 목소리로 들리는 데엔 이유가 있다. 3연임을 확정지은 시진핑 주석은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우려와 함께 조롱과 야유가 쏟아졌다. 퓰리처상 수상 언론인 브렛 스티븐스는 칼럼을 통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으로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어 미국 경제가 중국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캐나다와 중국 관계는 악화할 소지가 크다. 트뤼도 총리의 말 속에 답이 있다. "중국이든 아니든, 세계 여러 나라가 우리의 제도와 민주주의를 망치려 공격적인 게임을 벌이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우리의 민주적 질서와 제도에 개입하려는 외세의 기도에 맞서기 위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다." 캐나다의 의로운 싸움에 국제사회가 응원을 보내는 이유다.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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