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출이자에 `주거 밖으로` 내몰린 청년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전세대출금리 연 7%대 훌쩍 넘어
변동금리 차주 비중, 93.5% 육박
안심전환대출 고정금리 적용 필요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출이자에 `주거 밖으로` 내몰린 청년들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7%를 돌파하면서 청년층 이자 부담이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



#언니와 함께 전세집에서 살고 있는 20대 여성 A씨는 최근 은행에서 날아온 금리 상승 안내 문자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연 2.6%에 머무르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3.48%로 뛰었기 때문이다. 2억3200만원을 빌려 매달 49만5000원을 내던 이자는 66만3000원으로 뛰었다.

#혼자 살고 있는 30대 남성 B씨는 올해 초 전세 계약을 하면서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등 정책금융이 아닌 은행 변동금리 청년전세자금대출을 선택한 것을 후회 중이다. 당시만 해도 정책금융 금리(2.1%)와 은행권 금리(2.82%)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지금은 4.27%까지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빌린 금액이 크진 않지만 매달 주거비용으로 나가는 이자가 늘어 생활비가 줄어들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으로 대부분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도 7%를 훌쩍 넘어서면서 특히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청년 주거 사다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5.20~7.33%로 집계됐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3.63~5.01% 수준이었지만 1년여만에 눈에 띄게 올랐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전세자금대출은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이자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세대출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차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93.5%에 육박한다.

이 중 청년들이 받은 전세대출 금액은 100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20대와 30대가 은행에서 받은 전세대출 잔액은 96조36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2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정책금융 상품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권고하지만 한도가 충분하지 않거나 소득 요건이 까다로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부 산하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주택전세자금계산 마법사'를 이용해 대출 예상금액을 추정해본 결과 연소득 3800만원인 직장인이 2억5000만원의 전세 계약을 진행할 경우 청년전용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통하면 1억5000만원 정도 대출받을 수 있다. 전체 전세금의 60% 수준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상품 안내에는 보증금 3억원 이하, 85㎡ 이하 주택의 경우 최대 2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도 마찬가지다. 1.2%의 저리 고정 금리지만 최대 1억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고, 최초 2년 이후 연장 횟수에 따라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고정금리로 대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전세대출에도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2년이라는 짧은 계약기간 때문에 당장 새로운 상품이나 제도를 만들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현재의 정책금융 상품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