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화재 발생 50일이 다 되도록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등 관련 수사가 지지부진하다. 유통업계 1호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대상이 돼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소방시설 작동 여부 등 기본적인 감식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다.
14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국과수는 발화 지점 주변에 있던 1t 냉동탑차에 대한 정밀 감식과 함께 화재 재연실험을 진행 중이다.
재연실험은 국과수가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같은 조건으로 화재를 재연해 결과를 비교·대조하는 작업으로 통상 정밀 감식의 마무리 단계에 진행된다.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합동 감식은 지난 9월 27일 소방당국, 경찰,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으며, 경찰은 같은 달 28일 발화지점인 아웃렛 지하 1층 하역장 앞에 세워져 있던 탑차의 잔해와 차량 아래에서 수거한 전선과 연소물 등 잔해물을 국과수로 보냈다.
정밀 감식 결과는 당초 2주 정도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문가 섭외 등으로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찰이 국과수에 의뢰한 소방설비 작동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로그 기록 분석도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화재재연실험, 탑차 정밀감식 진행이 아직 한참 진행 중인 상태다"면서 "사상자가 8명이나 난 사고라 내부적으로 이 사고 관련해서는 기한을 정해두지 않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규모 등을 봤을 때 애초에 장기화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합동감식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화재재연실험 등의 공식적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앞으로 2주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재 피해를 키운 책임을 묻기 위한 수사도 더디다. 에앞서 경찰은 화재 참사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해 지난달 11일 현대백화점그룹 본사 압수수색을 벌였고, 대전경찰청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소방설비·안전관리 자료, 방재실 서버, 본사 PC 등 전자정보 등을 들여다보고 관련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현재 현대아울렛 대전점 안전관리 담당자들과 방재·보안 시설 하청업체 관계자 13명은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화재 원인에 대한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이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고용노동청도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과 아웃렛 방재·보안 시설 하청업체 대표 등 3명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소속 근로자 안전조치 이행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지난 9월 28일 합동감식반이 화재 현장에 있던 1t 트럭을 지게차를 써서 밖으로 빼내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