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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금융권도 자금경색… 뒷북 말고 과감한 선제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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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에도 자금시장 경색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위험으로 증권사들이 비상경영에 들어간 데 이어 생명보험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흥국생명·디비(DB)생명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콜 옵션) 미행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고금리를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따로 만기는 없지만 5년 후에 조기 상환하는 게 관행이었다. 그런데 조기 상환을 연기했다. 10%가 넘는 고금리 상황에서 기존 채권을 갚을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자 나중에 상환하기로 한 것이다. 시장이 우려하는 건 다른 생보사들도 조기 상환을 줄줄이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콜 옵션 포기는 생보사 입장에선 합리적 선택으로 보이지만 5년이 지나면 돈을 갚을 것이란 신뢰가 깨졌다는 점에서 채권시장 분위기를 한층 어둡게 만들고 있다.

신용카드와 캐피털사 역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 차질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은행들이 기업대출 대응을 위해 은행채를 발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여전채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캐피탈사들은 PF 대출 비중이 높아 유동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균열은 약한 곳부터 먼저 터진다. 작은 균열이라도 자칫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선 제2금융권이 '기로'에 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리 인상 기조에다 레고랜드 사태의 직격탄까지 맞으며 위태로운 모습이다. 이미 "돈이 말랐다"고 아우성이다. 자칫 금융위기가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공포감이 엄습하는 분위기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은 회사채 등 채권 발행 계획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시기를 조절하기로 했다고 한다. 회사채 발행 일정을 분산시켜 자금 시장의 숨통을 열어주자는 취지다. 아울러 최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통해 경색이 심한 여전채 매입을 개시했다. 이렇게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선 건 다행이다. 하지만 자금시장 경색이 이미 몇 달 전부터 감지됐다는 점에서 뒤늦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될 때까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는 원론적 메시지만 반복해서 내놓았다. 일이 터진 후 내놓는 '뒷북' 대책은 한계가 있다. 경제는 타이밍이다. 불길을 잡으려면 '뒷북' 말고 과감한 선제대응이 필요하다. 배수진을 친다는 결연한 자세로 선제적 조치를 과감하게 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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