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건초더미’ 등도 수난…유리 액자 덕분 손상은 피해
세계적인 명화를 겨냥한 기후단체 활동가들의 테러 활동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이 수난을 당했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마지막 세대라는 뜻) 소속 활동가들이 4일(현지시간) 로마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반 고흐의 작품에 접근해 야채 수프를 끼얹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단체 로고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그림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벽에 자신들의 손을 접착제로 고정한 뒤,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보안 요원들이 즉시 출동해 관람객들을 내보내고 전시실을 폐쇄했다.
미술관 측은 유리 액자 덕분에 그림이 훼손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환경단체는 지난 7월 22일에는 피렌체의 우피치 갤러리에서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봄) 작품을 보호하는 유리에 접착제를 묻힌 손을 고정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처럼 최근 전 세계 각국에선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외치는 활동가들이 세계적인 명화에 이물질을 뿌리거나 접착제로 손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의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활동가들은 지난달 14일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벌였다.
독일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은 지난달 23일 포츠담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전시된 클로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끼얹었다.
같은 달 27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선 얀 페르메이르의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표적이 됐다.
기후단체 활동가들이 이처럼 극단적인 방식을 택하는 것은 명화에 관심을 집중시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한 기후단체 활동가는 "평범한 방식으로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어렵다"며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시위는 뉴욕타임스 1면을 장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