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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안보에 정치까지 `총체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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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시론] 경제·안보에 정치까지 `총체적 위기`
경제와 금융위기는 그 도가 깊어진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쏘고 핵 선제공격을 공공연하게 언명하며 도발을 계속한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심각한 안보위기다.

정치권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한가하게 허접한 정치공방과 정치놀음을 하며 위기를 증폭시킨다. 이러한 정치위기가 진짜 위기다. 싸울 가치가 있는 정책싸움이 아니라 이전투구(泥田鬪狗)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 전원은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을 거부했다.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면서다.

이러다간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켜 경제위기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제의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에 일어난 것으로 민주당과 관련이 없다. 정치적 쟁점으로 삼을 게 아니라 사법의 영역에 맡길 문제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7월 트위터에 "나쁜 짓하면 혼나고 죄 지으면 벌 받는 게 당연. 정치보복이라며 죄 짓고도 책임 안 지려는 얕은 수법, 이젠 안 통합니다"라고 쓴 적이 있다. 지극히 옳은 말이 아닌가.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국감장에서 제기한 '청담동 술집 파티' 의혹 사건도 정치적 쟁점이 돼 공방을 벌인다. '한동훈 법무장관과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 법무사무소 변호사 30명이 술집에서 심야에 술파티를 벌였다'는 것이 그것이다. 윤 대통령까지 나서서 "저급한 가짜뉴스"라고 했다. 민주당은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팀(TF)을 구성,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문제를 공식적으로 따지겠다고 한다. 진실 규명이 어렵지 않은 문제를 두고 다투고 있는 걸 보면 한심하다.

김의겸 의원은 "윤 대통령이 비속어 발언을 먼저 사과하면, 술자리 의혹 제기에 대한 사과를 고려해보겠다"는 말도 했다. 잘못이 있다면 사과하면 되는 것이고, 술자리 의혹이 진짜라면 사과할 일은 아니다. 이 사건과 무관한 대통령의 사과와 연계시킬 것은 더욱 아니다.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건 자유다. 하지만 비판이든 폭로든 사실에 바탕을 둬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영국의 문학평론가 올더스 헉슬리는 사람은 말을 하기 때문에 짐승보다 높은 수준에 올라갈 수 있었고, 또한 말 때문에 악마의 수준으로 자주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정치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면책특권은 권력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국회에서 아무 말이나 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는 가짜뉴스가 범람한다. 뉴스든 사건이든 진위 여부를 가리는 건 관심이 없고 어느 편에 이로운가를 따져 자신들의 진영을 감싼다. 정치판이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돼있다는 것도 개탄할 일이다.
경제와 금융위기는 심각하다. 세계적 불경기에다 무역수지는 연속 적자행진이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주요 대기업마저 자금 경색에 시달리고 있고, 이는 투자축소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급한 건 경제 살리는 개혁과 정책을 서두르고 국민 모두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리더십이 안 보인다.

급한 불을 끄는데 야당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정부·여당은 내년 예산과 연계된 세제개편안 등의 처리에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한다. 야당이 알아야 할 일은 그런 협조를 하는 야당과 정치인을 국민은 기억하고 기회를 준다는 사실이다.

경제 살리고 위기 극복하는 일에 여야가 힘을 합하지 못할 까닭이 없다. 정치의 본분은 국민의 삶과 국가의 안위를 살피고 지키는 게 아닌가.

사건사고와 위기는 언제 어디서든 닥친다. 문제는 사태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런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하느냐다. 그래서 위기를 기회라고 하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부른 안타깝고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다. 사태수습이 급선무다.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경제와 안보위기에 정치위기가 겹친 총체적 위기다. 이런 걸 방치하면 나라는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 지금은 정치인은 물론 국민 모두 정신 차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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