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무자비한 `매파` 파월 "물가 잡기전엔 금리인하 어림없다"

조기 통화긴축 완화 위험성 강조
美 FOMC, 연말금리 4.4% 예상
한미 기준금리 역전, 격차 커질듯
"내년 속도조절, 내후년에나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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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무자비한 `매파` 파월 "물가 잡기전엔 금리인하 어림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리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연 3%대에 도달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지 7개월만에 무려 2.75%p나 올린 것이다. 미 연준이 경기침체 위험에도 불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부터 잡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함에 따라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파월,"경기 침체가능성에도 물가 안정 초점"= 이날 시장의 초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폭도 폭이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내용이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위한 강력한 긴축 기조를 재강조했다. 강도 높은 통화긴축 기조 유지로 인한 경기 연착륙 실패 가능성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건하게 결심한 상태"라며 "물가상승률을 둔화하는 작업이 끝날 때까지 "이 일(통화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며 사용한 구절 'keep at it'은 1980년대 초 경기침체를 불사하고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의 저서 제목이기도 하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말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때도 같은 말을 입에 올렸다.

기자회견 초반부터 그는 "내 주요 메시지는 잭슨 홀 이후로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역사적 기록은 조기 통화정책 완화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또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 유지로 인한 노동시장 충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물가안정 복원에 실패하는 것이 나중에 더 큰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 내지는 금리인하 전환을 바라는 시장의 기대에 분명히 선을 그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점도표가 전한 올해 말 최종 금리 연 4.4%= 투표권을 지닌 12명의 연준 위원 모두가 만장일치로 0.75%p 인상을 지지했다. 연준은 회의 종료 후 발표한 연방기금 목표금리 전망치 점도표에서 남은 연말까지 가파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점도표(dot plot)는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표를 말한다.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들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은 기존 연 3.4%에서 연 4.4%로 1%p 올랐다. 내년 금리도 연 3.8%에서 연 4.6%로 높아졌다. 6월 회의에서 연준 위원 중 약 30%만이 올해 연말 기준 연 4% 이상의 기준금리를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1명의 위원만이 연 4% 이하를 예상했다. 불과 3개월 새 연준 위원들의 예상치는 크게 올라간 것이다.

이 전망대로 라면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최소한 한 번은 더 감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내년 1분기까지도 긴축은 지속된다.내년 인상 예상 횟수는 연준 기준 1회이지만 일각에서는 2월, 3월에도 0.25%p씩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금년 말까지 빠른 금리 인상을 단행 후 내년부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예고했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일부 인정했다"고 전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 달 만에 다시 역전됐다. 지난 7월 연준이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미국의 기준금리(연 2.25∼2.50%)는 약 2년 반 만에 한국(연 2.25%)을 앞질렀다가 8월 25일 한국은행의 0.25%p 인상으로 같아졌지만, 이제 격차가 0.75%p까지 또 벌어졌다.

만약 다음 달 12일 한은 금통위가 베이비 스텝(0.25%p 인상)만 밟고, 11월 초 연준이 다시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두 나라의 금리 차이는 1.25%p로 커진다. 이어 11월 말 금통위가 또 0.25%p만 올리고, 연준이 12월 최소 빅 스텝(0.50%p 인상)만 결정해도 격차가 1.50%p에 이른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의 정책금리(기준금리)가 한국을 웃도는 역전 현상은 1996년 6월∼2001년 3월(1기), 2005년 8월∼2007년 9월(2기), 2018년 3월∼2020년 2월(3기) 세 차례 나타났다. 특히 1기의 경우 미국 금리가 최대 1.50%p 높은 상태가 6개월(2000년 5∼10월)이나 지속됐다. 2기, 3기의 최대 역전 폭은 1.00%p(2006년 5∼8월), 0.875%p(2019년 7월)였다.

◇미 성장률 낮아진다= 성장률 전망치는 대폭 하향됐다. 연준은 미국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각각 0.2%,1.2%로 제시했다. 지난 6월 제시한 1.7%에 비해 하향했다. 2024년과 2025년에도 1.7%과 1.8%로 중장기 전망(1.8%)을 하회하는 성장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0.2%는 하반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GDP 증가율도 중위값은 1.2%였지만, 전망 범위는 -0.3 ~ 1.9%"라며 "2023년에도 역성장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침체 가능성을 열어놓고 금융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 내년부터 실업률 갭(실제 실업률-자연 실업률)은 마이너스 상태가 된다. 실업률 전망은 2022년 3.8%, 2023년 4.4%, 2024년 4.4%로 금년은 소폭 상승에 그치지만 내년부터 고용 충격 확대가 예상된다. 지난 6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중간값을 대폭 올렸음에도 내년까지 완전고용 흐름을 제시한 바 있다.

물가 전망치는 추가로 상향됐다. 근원 민간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는 올해 4.3%에서 4.5%로 상향 조정됐다. 2023년은 2.7%에서 3.1%로 상향됐으며 2024년은 2.3%로 기존과 동일했다.

6월부터 진행된 양적긴축(QT·시중 유동성 회수) 규모는 이전에 예고한 대로 두배로 증가했다. 월간 기준으로 국채는 300억달러에서 6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은175억달러에서 350억달러로 확대됐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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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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