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홍 금융부동산부 팀장
![[DT현장] 코인 손실 탕감은 청년대책 아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1902102269074001[1].jpg "[DT현장] 코인 손실 탕감은 청년대책 아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부산 대구 광주 전북 제주은행 등 11개 은행 중 1개 은행을 선택해 1개 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 2년간 매달 50만원까지 납부할 수 있으며, 만기(2년)까지 납입하는 경우 시중이자에 더해 저축장려금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저축장려금은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는 장려금으로, 1년차 납입액의 2%, 2년차 납입액의 4%만큼 지급될 수 있다. 이자소득에 대한 이자소득세 및 농어촌특별세도 비과세다. 이에 따라 연 10% 안팎의 이자가 붙는 효과가 발생한다.
마땅한 자산 형성 수단을 찾지 못한 청년들은 청년희망적금에서 희망을 찾았다. 올해 초 금리 수준과 비교하면 일반 적금의 2배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인 터라 청년층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당초 정부는 가입인원을 38만명으로 예상했지만 8배에 가까운 290만명이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정부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자 가입기간을 늘려 가입요건을 충족하는 청년은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2020년도 소득이 없고, 2021년에 처음 소득이 발생한 청년들 사이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상반기 모집을 종료하면서, 2021년 중 최초로 소득이 발생한 청년에 대해서는 2021년 소득이 확정(7∼8월경)된 이후 가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청년희망적금 확대 운영을 통해 청년의 저축 수요에 부응하고 장기적·안정적 자산관리를 지원하는 한편, 코로나19 지속으로 고용, 경제 등 전반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청년층의 효과적인 자립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리 상승기를 맞아 6%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청년희망적금이 여전히 유리한 측면이 있다. 상반기 가입 기회를 놓친 청년들 입장에서는 청년희망적금의 가입 재개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깜깜 무소식이다.
청년희망적금을 통해 착실하게 희망을 쌓은 청년들의 반대쪽에서는 주식, 코인 등으로 한탕을 노리는 청년들도 있었다.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의 '2030 세대' 신용융자 잔액은 2020년 6월 1조9000억원에서 2021년 6월 3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에서 2030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55%에 달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자산가치 급락이 진행되면서 '빚투'까지 나섰던 청년들은 적지 않은 손실을 보게 됐다. 마침내 상환능력까지 우려되기 시작했고 정부는 주식·코인 등 투자로 손실을 입은 청년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청년 특례 프로그램'은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이자를 30~50% 감면하고, 원금 상황유예 기간 중 이자율 3.25%를 적용한다. 이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1인당 연간 141만~263만원에 달한다.
청년희망적금의 가입 한도인 50만원을 2년간 납부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50만원 수준이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투자해 손실을 입은 청년들에게 수백만원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애처로워 보이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매달 50만원의 적금을 부으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던 청년들의 허탈감은 누가 달래줄까.
또한 서울회생법원은 가상화폐나 주식 투자 손실금은 채무자 재산 총액에 포함하지 않기로 하는 실무준칙 조항을 새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개인회생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갚아야 할 변제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빚투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투자에 성공한 청년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성공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수익은 아직까지 과세도 되지 않는다. 성공의 열매는 개인이 가져가고 손실은 우리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셈이다. 성실히 살면 손해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선제적 조치'라면서 대규모 빚탕감 대책을 서둘러 발표하면서 청년희망적금의 하반기 재개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청년들의 목돈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10년의 장기 자산형성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도 내놓기는 했지만 시행 시기는 내년으로 못 박았다.
그 사이 정부 정책에 실망을 느낀 청년들이 또다시 빚투에 빠질까 두렵다. 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뿌리내리면서 더욱 위험한 투자에 빠져들까 걱정된다. 잘못된 투자로 손실을 입은 청년에 대한 지원보다 착실히 꿈을 키우는 청년을 응원하는 정책이 먼저가 아닌지 생각한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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