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고통분담 없이 위기극복 안 된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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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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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통분담 없이 위기극복 안 된다
경제상황이 심각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경기침체·고용악화 등 어느 것 하나 걱정스럽지 않은 게 없다. 그동안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코로나사태 등으로 성장 동력이 상실돼 오던 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값 급등, 미·중 갈등, 세계경제 침체 등이 겹친 결과다.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에도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증가시키고 경기침체를 부채질한다. 이런 상충관계 때문에 정책수단의 동원도 그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원유, 곡물, 원자재 등 수입가격은 턱없이 올랐지만 우리로서는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은이 금리를 대폭 올렸지만 미국이 금리를 또 크게 올리면 우리도 또 올려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세계는 코로나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게 끝나더라도 미·중 패권경쟁은 계속되고 글로벌 공급망은 계속 불안해질 것이다.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세계화시대도 사실상 끝나가는 조짐이 보인다. 중국의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하고 있다. 이런 사태의 진전은 국제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에게는 충격이고 심각한 도전이다.

우선 급한 건 물가 잡기다. 전국공무원노조가 7.4%, 금융노조도 7.2%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자리를 잃거나 변변한 소득도, 기댈 언덕도, 호소할 곳도 없는 일반 국민은 어쩌라고 배부른 소리인가. 물가가 오른다고 임금을 올리면 다시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생산·소비 위축에 경기불황은 더 깊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고통분담만이 해법이다. 자기 몫 챙기기보다 자기 몫 다하기에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 있다. 얼마 전 추경호 부총리는 대기업들에게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런 요청에 앞서 정부부터 솔선하는 방안을 제시했어야 했다.

1980년대 초 하늘 높이 물가가 뛰고 있던 때, 정부는 1983년 농민들의 유일한 소득원이었던 추곡수매가를 동결했다. 1984년 국가예산과 공무원 봉급도 동결했다. 민간기업에서도 정부의 뜻을 따랐다. 농민도 공무원도 반발이 컸지만 그런 결단으로 물가를 잡았고 모든 국민이 결과적으로 보상을 받았다.

전두환 정부가 그런 결단을 내리고 추진했다. 고통분담이라는 단어도 그때 등장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공무원 임금을 묶은 적이 있다. 우선 정부는 예산동결, 공무원 봉급동결,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에 앞장서는 용단을 내려야한다. 그래야 민간부문이 따른다.

물가는 금리인상이나 정부 노력만으로 잡지 못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선 때의 여러 공약 중 당장 지킬 수 없는 없는 사정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어려운 사람, 어려운 곳이 한 둘이 아니지만 지금은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져서도, 그럴 때도 아니다.

건전한 재정운영과 국가채무 관리는 윤석열 정부가 책임져야할 과제다. 돈 푸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하고, 결과적으로 국가채무를 급증시킨 문재인 정부를 탓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온갖 어려움이 몰려오는 판에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오는 20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또 다른 노조파업이 따를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월의 화물연대 파업도 윤석열 정부를 시험해본 것이었는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양보하고 끝났다.

사실상 파산한 회사를 국민 부담으로 살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 노조가 불법파업을 하고, 관련 협력업체가 폐업을 하는데도 공권력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공권력이 불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노조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면서 노동개혁을 하겠다면 누가 믿을 것인가.

윤 대통령은 이미 사용자든 노동자든 불법엔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한 말부터 실천하라.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 마땅히 해야 할 우리의 과제는 '법과 원칙' 그리고 '고통분담'이다. 정부부터 솔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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