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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尹정부도 떼법앞 `종이호랑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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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총리 말로만 '법과 원칙'
현장선 여전히 불법·떼법 난무
화물연대·대우조선 원칙대응 실패
"文정부와 달라진게 없다" 하소연
[기획] 尹정부도 떼법앞 `종이호랑이` 되나
14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일대에서 대우조선 임직원과 가족, 거제시민 등 5000여명이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이 출범 두 달만에 공허한 구호로 전락했다. 대통령부터 국무총리,장관까지 말로는 '법과 원칙'을 되풀이한다. 불법과 떼법이 난무하는 현장에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문재인 정부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째 불법 점거 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선 경찰과 검찰이 손도 못 대고 있다. 지난달 화물연대 파업 때도 정부가 원칙 대응하지 않아 노동계에 잘못된 시그널을 준 탓이다. 문 정부때 민주노총 택배노조 조합원의 CJ대한통운 점거농성 당시 경찰이 구경만 했던 장면의 판박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 삼성전자와 한남동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의 누더기 플래카드와 농성텐트는 정권 교체 이후에도 걷히지 않고 있다. 근처를 지나는 시민들은 원색적인 현수막을 보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올라서려면 아직 멀었다"고 한숨을 내뱉고 있다.

경찰을 지휘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국 신설에 일선 경찰이 반발하자 처우 개선 명목으로 2000억원을 투입, 경찰·소방·해경 공무원을 공공안전직군에 포함시켜 급여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기득권의 '떼법' 앞에 속수무책인 새 정부가 노동과 공공 부문 구조조정을 제대로 할 지 의문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원 약 120명은 임금 30% 인상과 단체교섭,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측의 고발을 접수받은 경찰은 지난 1일 불법 점거 중인 노조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이 보강수사를 요구하는 등 검·경간에 '핑퐁 게임'까지 벌이고 있다.

14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선박 점거 농성'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했다. 정작 경찰을 관할하는 행정안전부나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 장관은 나서지 않았다. 노동 장관도 공권력 투입과 긴급조정권 발동에 선을 그었다. 그는 "한편에서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라면서 "공권력 투입 논란 없이 당사자가 자율적이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호소하는 것이 오늘 담화문의 취지"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까지 파업으로 누적된 손실이 5700억원 상당에 이른다고 밝혔다.


보다 못한 대우조선 노조와 거제 시민들이 나섰다. 이날 오후 대우조선 정문부터 옥포매립지 외곽 도로까지 인간 띠를 연결해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하청노동자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탈퇴를 검토중이다.
장관들의 호소를 외면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하청 근로자들이 직군마다 다르지만 하루 8시간만 일하던 지난해에도 월 300만~400만원까지는 받았던 것으로 안다"며 "2012년 조선업 호황이던 월 800만원 수준까지 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하청업체들이 받는 급여가 원청과 비교해도 평균 80~90% 수준은 된다고 설명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파업에 대한 정부 대응은 상당히 늦은 편"이라며 "화물연대 파업 때도 노동계 요구대로 해결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가 향후 정부 대응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기획] 尹정부도 떼법앞 `종이호랑이` 되나
산업은행 앞 단식농성 돌입하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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