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희미해진 금융영역…빅테크-정통금융 충돌

네이버ㆍ카카오 등 금융진출 가속
간편결제ㆍ보험ㆍ대출 영역 확장
공공성보다 과실만 추구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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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쿠팡과 같은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사업에 진출하면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간 쌓아온 금융산업 구조가 빅테크에 의해 흔들리는 것을 지켜보는 전통 금융사들은 볼멘소리를 내는 중이다. "정식 라이선스도 없이 금융업에 우회 진출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서비스의 중심이 대면에서 비대면(디지털)로 이동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금융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을 시작으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캐피탈, 간편결제, 대출 중개, 보험 중개 등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막강한 고객 데이터를 가진 국내 IT(정보기술) 대기업들이 진출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소규모 핀테크와 견줄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2020년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공격적인 영업을 선언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현금을 포인트로 전환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가 대표 서비스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과 협업해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 상품도 내놨다. 이 상품은 온라인 사업자를 위한 무담보 신용대출로, 부족한 신용 이력으로 기존 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소상공인들이 주요 대상이다. 여기에는 네이버가 차주의 스마트스토어 사업 내역을 기반으로 구축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와 쿠팡 역시 금융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카카오는 간편결제, 은행, 증권 등 다양한 업종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만간 온라인 채널에 특화한 손해보험회사도 출범할 계획이다. 쿠팡은 '쿠팡파이낸셜'을 통해 입점 사업자에게 대출을 내주는 금융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을 신청한 쿠팡은 할부금융사를 통해 대출을 직접 취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업체들의 금융서비스업 진출로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의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금융시장 전체적으로는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전통 금융사들은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 지원'이라는 금융 진출 명분과 플랫폼 영향력, 누적된 데이터, 기술력을 앞세운 빅테크들이 금융의 공공성은 등한시하고 과실만 따먹는다고 비판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대출 상품을 내놓을 당시 전통 금융사들 사이에서는 "네이버가 금융업 인·허가 없이 우회적으로 대출사업을 벌인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최근엔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업 플랫폼'을 둘러싼 은행권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디지털 금융 가속화로 각 은행이 자체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고 접속자수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빅테크 플랫폼업체들에게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업 플랫폼 서비스를 하게 하면 은행들은 빅테크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통 금융사들은 전통 금융사와 빅테크의 규제 형평성을 문제삼고 있다. 전통 금융사들은 까다로운 금융규제를 받으며 인·허가받은 금융산업 외의 영역을 넘보기 어려웠지만, 규제에서 자유로운 빅테크들은 금융과 비금융의 영역을 오가며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전통 금융사들의 이의를 수렴하는 분위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업권별 간담회 등 여러 기회를 통해 빅테크들과의 동일 규제와 관련한 의견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민간 금융기관의 창의적인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기자 view@

경계 희미해진 금융영역…빅테크-정통금융 충돌
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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