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도 4개월만에 하락 전환
상반기 거래 16년만에 1만건 화회
빌라·다세대·아파트로 깡통 확산
5월까지 40㎡이하 매매비중 22%
대출규제·금리인상에 '소형' 대세
상반기 거래 16년만에 1만건 화회
빌라·다세대·아파트로 깡통 확산
5월까지 40㎡이하 매매비중 22%
대출규제·금리인상에 '소형' 대세
![[일러스트 이코노미] 거품붕괴 전조현상… ①거래 급감 ②깡통전세 ③실속 소형매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1102100363075001[1].jpg "[일러스트 이코노미] 거품붕괴 전조현상… ①거래 급감 ②깡통전세 ③실속 소형매매")
최근 금리 상승과 함께 경기도 후퇴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데도 거래량은 급감, 부동산 침체 신호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6주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7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 주와 같은 -0.03%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를 주도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은 낙폭이 커졌고, 집값 바로미터인 강남구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거의 모든 지역서 내림세가 관측됐다. 다음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부동산 시장 관망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책 연구원인 국토연구원 역시 집값 하락을 점쳤다. 국토연구원은 '주택가격에 대한 금리의 시간 가변적인 영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기 진입 후 약 1년 뒤부터는 집값이 순차적으로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신호는 매매 거래량 추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부동산 매매 거래량은 4월 1752건, 5월 1739건에 달했으나 6월 841건으로 급감했다. 6월 거래량은 지난해 동월(3943건) 대비 75% 줄어든 수준이다. 7월 들어선 10일 현재 단 30건이 거래돼 거래 급감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부동산 매매 거래는 올 상반기 전체로도 7668건에 그친다. 서울의 부동산 매매가 6월까지 1만건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후 16년 6개월만에 처음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물은 쏟아져 나오는데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실제 거래는 기피하고 있다"며 "매도 희망자는 직전 고점을 기준으로 팔고 싶어 하고, 매수 희망자는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깡통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6월 매매와 전세 거래가 한 번씩이라도 있었던 총 2만9300건의 아파트 거래 중 평균 전세 가격이 평균 매매 가격을 추월한 사례는 7.7%(2243건)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집값 하락기에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본다. 과거 역전세난이 주로 지방 위주로 발생했다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소형 주상 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 빌라 등지에도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로 지방 위주였던 깡통전세 위험 단지들이 올해 대선 이후 수도권 외곽의 집값 하락으로 수도권 쪽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 빌라·다세대뿐만 아니라 아파트까지 깡통전세가 문제 될 수 있다"며 "세입자들은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압박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소형·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7917건 가운데 전용면적 40㎡ 이하의 매매 비중은 22.0%(1741건)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1∼5월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이다.
특히 40㎡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5월 거래 된 서울 아파트 5채 중 1채는 전용 40㎡ 이하의 초소형 아파트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12.6%)와 비교해도 10%p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매매 비중 역시 51.5%로, 2007년(55.0%)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구에서 전용 40㎡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43.0%)였다. 이어 종로구(37.1%), 중구(36.4%), 영등포구(33.7%), 관악구(29.4%), 강동구(28.7%) 등의 순이었다. 이는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소형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소형·저가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도 상승 추세다. 강서구 가양2단지(성지) 전용 34.44㎡는 지난 5월 5일 6억3000만원(8층)에 팔려 지난해 기록한 종전 최고가(6억원)를 경신했다. 전국적으로도 소형 아파트값의 지표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지난달 KB 면적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전용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1.3으로 가장 높았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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