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포럼] 정보보호 국가연구개발, 혁신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0802102369073001[1].jpg "[포럼] 정보보호 국가연구개발, 혁신 시급하다")
세부적으로 전자적 형태의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 형태의 현실 공간이 연결의 깊이와 너비가 확대되어 단일형태의 사이버 공간이 융합형태의 가상융합공간으로 진화되는 과정에서 (가상현실, 증강현실,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등) 새로운 혁신 가치 뿐만 아니라,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위험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미래의 보안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추진은 단기적 문제 해결의 수준을 넘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불확실한 미래위험에 대한 대응수준을 높이는데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미래의 가상융합공간이 점진적으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보보호 분야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은 지속 가능한 산업·사회를 구성하는데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공간의 단편적인 확장이 아닌 융합공간으로의 새로운 변화과정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추진체계도 혁신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선 보호 대상 범위(공간, 제품, 서비스 등)에 대한 급속한 확장에 대응하여 예비타당성 조사 수준의 대형 연구개발사업 개발사업 진행이 필요하다. 기존 국지적 수준의 보안 기술을 개발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은 다가올 미래의 융합환경에서는 그 기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파편화된 보안 기술들이 안전과 안녕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지향하면서 유기적으로 매개돼야 한다.
두 번째로 연구개발 과정을 전환하여, 보안관점에서 바라보는 산업 보호가 아닌 산업 관점에서 도출되는 보안 요구사항에 대한 연구개발 과정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이는 '상황 이론'(Contingency Theory)으로도 설명되는 내용으로서, 보안관점에서 획일화된 보안 자물쇠를 채우는 것보다는 산업의 가치 관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보안 자물쇠를 선택적으로 설치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 국가의 소중한 자원이 투입된다는 측면과 보안기술 자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정보보호 분야에 적합한 특화된 성과지표가 마련돼야 한다.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산출되는 논문이나 특허 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과제)의 수행을 통해 성취될 수 있는 가상융합공간의 안전성 강화 수준을 측정하여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미래의 잠재적 위험 수준을 정성적으로 평가하여 해당 사업(과제)의 중요성(시급성)을 평가하기보다는 보안 안전성 지표를 별도로 개발하여 동 사업(과제) 추진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수준을 가시화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로 공공의 재원으로 개발된 보안기술이 민간의 보안 산업에 자연스럽게 전이되어 보호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보보호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사업화 성과지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가상융합공간은 공공과 민간영역 사이의 경계 부분이 더욱더 모호해지고 구분이 어려운 만큼 보안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산업화 실적평가는 더욱 중요시될 필요가 있다(기술이전, 매출실적 등).
마지막으로 미래 잠재적 위험 대응을 위한 보안기술 개발은 그 자체로서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한 위험을 대상으로 다수의 연구개발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경쟁형 연구개발사업 방식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으로 현재의 보안기술을 단편적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접근보다는 특정한 보안위험의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사업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보호 대상(가치)이 확대될수록 그 중요성이 더욱더 강조되는 정보보호 국가연구개발사업은 현재의 사업추진체계에서 벗어나, 논리적 일관성과 계층적 체계성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혁신적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제11회 정보보호의 날을 기점으로 기존과는 다른 그리고 다른 기술 분야와 차별화된 정보보호 국가연구개발사업의 혁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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