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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주춤거리자… 제동걸린 수출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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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줄면서 D램가격 하락세
"결국 기술격차 확대가 경쟁력"
반도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9.9%를 도맡은 명실상부한 대표 수출 품목이다. 그런 반도체가 흔들리고 있다.

올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자 한국의 수출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정 품목에 지나치게 쏠린 한국 수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일수록 공격적인 투자로 기술경쟁력 차이를 더 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반도체는 장기적으로 '산업의 쌀'을 넘어 공기처럼 필수 불가결한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우리 반도체 산업의 위기 조짐은 여러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 3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3%에서 최대 8%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락 조짐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5월 말 PC용 D램(DDR4 8Gb) 가격은 전달보다 1.76% 하락한 평균 3.35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년 간 D램 가격은 작년 9월 말 4.1달러를 찍은 뒤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3분기에는 내림폭이 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D램익스체인지의 분석이다.

2020년 10월 말(128Gb MLC) 4.2달러를 저점으로 지난달 말 4.81달러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던 낸드플래시 가격도 3분기에는 보합 또는 최대 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소비심리 위축과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시점 조절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전년 동기와 비교한 올 하반기 수출액 증가율이 단 3.9%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수출액 같은 기간 단 1.8%(이하 무역협회 추정치) 밖에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0.6%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15.2%)를 리드했지만, 반도체가 주춤하자 국가 수출에도 곧바로 제동이 걸렸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세계의 절반 수준이지만,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은 3% 남짓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전망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엔데믹에 따른 경기 활성화를 기대했던 애초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는 등 고물가 상황이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전쟁은 장기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가 리투아니아까지 전선을 넓히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 침체의 늪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미세공정에서 앞선 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렇지 못한 업체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에서 핵심 장비인 EUV(극자외선) 장비 확보에 공을 들인 것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 것"라고 말했다.

이어 "미세공정과 수율 확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과 인력 확보 등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최근 정부가 R&D 지원 확대와 인재 육성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하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반도체 주춤거리자… 제동걸린 수출한국
반도체 주춤거리자… 제동걸린 수출한국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업체 경영진들과 반도체 첨단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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