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할 때 적용하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타격 이후 저금리 기조로 수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를 했지만,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다음달 2일 신규 매수분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한다. 융자기간 7일 이내의 이자율을 연 4.50%에서 4.75%로 0.25%p 인상한다. 8~15일(7.00%→7.25%), 16~30일(7.40%→7.65%) 이자율도 0.25%p씩 올린다. 앞선 지난 3월 구간별로 0.4~1.6%p 씩 이자율을 올린데 이어 약 3개월만에 다시 인상에 나섰다. 다만 융자 기간 31~60일, 71~90일, 91~300일 이자율에 대해서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90일 이내 이자율도 5.18~9.08%에서 5.38~9.28%로 높아진다. 메리츠즈권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전 구간에 걸쳐 0.10%p 올려 이자율을 5.91~8.90%로 조정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한 증권사도 많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3일부터 이자율을 0.25%, 대신증권도 이달 6일자로 융자기간 8일 이상인 매수분에 대해 이자율 0.50%p 올렸다.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다올투자증권 등도 지난달에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0.20%p 인상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속도를 내면서 올 들어서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금리를 다섯 차례 인생하면서 0.50%에서 1.75%로 크게 올랐다. 한은은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인상을 결정했을뿐 아니라,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25~2.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최고 금리가 9%대까지 오른 만큼 연내 10%를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의 상승 소식이 빚투에 부담으로 작용해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감소하는 모습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6일 기준 21조6652억원으로, 이달 중순부터 2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말(23조886억원) 대비 1조4000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이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지난해 9월13일(25조6540억원) 대비 4조원 가량 낮다.이영석기자 ysl@dt.co.kr
